SINGLES

메뉴
Search
마이페이지

Life2020.09.11

오민의 들리지 않는 음악

우리가 익히 알던 음악은 이곳에 없다. 오선지와 음자리표 대신 직선, 곡선, 도형으로 이뤄진 ‘스코어’가 우리를 반긴다. 관객들을 전시장으로 초대해 ‘보는 음악’을 실험하는 작가 오민을 만났다.

null
음악을 듣다가 너무 좋아서 참을 수 없을 때면 눈을 또렷이 뜨기보다 감는 쪽을 택한다. 사실 선택의 문제라기보다 거의 본능에 가까운 행위다. 음악을 듣는 대신 보면 어떨까? 들리지 않는 소리로 만든 음악은 과연 어떠할까? 피아노 연주와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을 바탕으로 음악의 구조를 작업의 재료로 삼아온 오민 작가는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9월 27일까지 열리는 개인전 <오민: 초청자, 참석자, 부재자>를 통해 우리가 익히 아는 음악이 아닌 새로운 음악을 경험하게 해준다. 이를 통해 ‘음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마음속에 품게 한다.
null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기보다는 작품을 만들고 전시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 결과물을 보고 듣는 관람객은 분명 각자의 상황에 근거한 정보를 발견하고, 그 정보를 각자의 방법과 방향으로 연결해 생각을 정리할 것입니다. 관객들이 무엇을 보고 또 무슨 생각을 도출할지 궁금합니다.” ‘듣기 어렵거나 소리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음악을 만들 수 있을까?’ 오민 작가는 작곡가 문석민에게 듣기 어려운 혹은 들리지 않는 소리 작곡을 의뢰했다.
null
Min Oh, Attendee, 2019, film still
작가는 ‘존재하지 않는 소리’ 소‘ 리가 나는데도 잘 들리지 않는 소리’ 등 다섯 가지 상황을 구성해 제시했고 다섯 곡의 음악, 즉 <부재자>가 탄생했다. <부재자>를 연주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참석자>, <참석자>를 관람하는 사람들과 함께 공간을 만들어가며 여러 형태의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퍼포먼스가 <초청자>다. “공연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은 공연에 영향을 줍니다. 특히 <초청자>의 관객은 공연자들이 장비와 소품 위치를 바꾸며 공간을 움직이는 동안, 함께 공간을 변화시키는 주체이기 때문에 관객을 일종의 예측 불가능한 공연자로 상정하고 공연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죠.”
null
Min Oh, Alexey, 2020, film still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음악이 부재한 상태에서 음악을 보도록 유도하는 그녀는 요즘 무슨 음악을 들을까? “근 2주간 매일 온드례이 아다메크(Ond ej Adámek)의 <그것은 돈다, 그것은 막힌다(Ça tourne ça bloque)>(2007~2008)를 반복해서 듣고 있어요. 이 음악은 몇 가지 말소리를 발췌해 음악의 재료로 삼되 그 소리를 단순히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 안에 담긴 운동성을 연구하고 확장해 음악을 구성하는데요. 음과 함께 엮인 말소리가 마치 영화나 만화영화의 장면들을 보는 듯한 착시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음악을 듣는 동시에 무언가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공감각을 느끼게 해요. 참으로 매력적인 곡이죠.”
null
Min Oh, Invitee, 2019, Photo by Euirock Lee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오민 작가에게는 이 위기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번 팬데믹은 매우 생경한 것이었지만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익숙한 냄새를 풍기기도 해요. 작가들은 늘 다양한 종류의 위기를 만나고 있고 그 위기를 어떻게든 극복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팬데믹 상황에 대응하는 여러 가지 대안이 나오고 있는데, 제가 믿고 있는 근본을 뒤집지 않으면서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묘안을 찾기 위해 저도 계속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오민 #보는음악 #플랫폼엘컨템포러리아트센터
<싱글즈>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등을 금합니다.
좋아요
목록보기


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URL복사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가 필요합니다.
나의 포인트 :

주소찾기

닫기
주소검색

동, 읍, 면, 기관, 학교 등의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