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LES

메뉴
Search
마이페이지

Life2021.01.16

아이스 브레이킹 금지어

진정한 고수들은 잡담에도 전략이 있다. 관계를 망치는 잡담 블랙리스트만 기억해도 비즈니스 승률은 높아진다.

null
‘누군가가 어떤 일을 쉽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 사람은 그 일을 잘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만반의 준비를 한 것 같지도 않고 특출난 지점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면서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이 있다. 미팅의 흐름을 좌지우지하고 관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사람을 잘 관찰해보면 잡담의 내공이 상당히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특별히 화술이 뛰어난 것처럼 보이진 않지만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동시에 자신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말은 하지 않는다. 만만해 보이기는커녕 어딘가 쉽게 범접하기 어려운 부드러운 포스마저 느껴진다.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하기 전부터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공기를 만들어낸다. 마치 훌륭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같다. 파인다이닝의 경험은 메인 요리에서 정점을 찍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입구에서부터 예약한 테이블까지 유려하게 이어지는 동선과 적절한 서비스가 이어진다. 능숙하게 메뉴를 주문받고 기분 좋은 온도의 물수건을 세팅해준다. 세심하면서도 전혀 과하지 않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애피타이저가 나오기 전 기분 좋은 마음으로 먹을 준비를 마치면 이후의 음식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놓치기 쉽지만 아이스 브레이킹용 잡담 내공을 높이면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지던 관계가 잘 풀리거나 비즈니스 미팅이 훨씬 더 수월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뉴노멀 시대를 맞이하면서 세상은 점점 더 세분화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만나게 될 사람들은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이들보다 다양하고도 낯선 직업과 취향을 가진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하하호호 웃고 떠들던 농담 중 일부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 누구도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시대의 감수성은 점점 더 예민해질 것이다. 그동안 무심코 입에 올리던 대화를 점검해볼 때다. 잘하려 애쓰기 전에 하지 말아야 할 것만 마음에 새겨도 당신의 아이스 브레이킹 실력은 출중해질 것. 세상에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아이스 브레이킹 금지 언어를 잘 익힌 다음에는 상대방이 속한 업계의 동향을 파악하거나 SNS를 훑어보며 취향을 파악하는 노력도 기울여보자. 짧은 잡담에도 준비는 필요하다.

무심코 드러내는 정치색
null
사적인 첫 만남이나 비즈니스 미팅에서 의외로 정치나 종교 얘기를 꺼내는 사람들이 많다. 가족끼리도 감정 싸움으로 치달을 수 있는 소재가 바로 정치 이야기다. 본격적으로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는다 해도 무심코 흘린 한마디에서 당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싫어하는 정치인에 대한 정보가 묻어나올 수 있으니 주의하자. 아이스 브레이킹을 할 때 만만한 소재 중 하나는 서로의 사무실 위치나 이동 수단, 교통편에 대한 이야기다. 먼 곳에서 온 당신을 배려하기 위해 “오는 길 힘들지 않으셨어요?” 하고 말을 건넸는데 당신도 모르게 “왜 시장이 바뀌고 나서 멀쩡한 도로를 자꾸 없애고 공사하는지 모르겠네요. 다리가 있을 때는 차가 훨씬 안 밀렸는데”라고 말했다 치자. 별 문제 없는 대화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당신도 모르게 지지하는 인물이나 도로 보수공사에 관한 생각을 은연중 드러냈을 뿐 아니라 상대방은 당신과 전혀 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특히 요즘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 중 하나는 코로나19다.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에 대한 이야기나 코로나19 관련 지원금 정책에 관해 대화할 때 너무 비난하거나 찬양하는 어조는 삼가는 것이 좋다.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판이하게 갈리기 쉬운 소재이기 때문이다.

논쟁의 소지가 있는 이슈
null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달구는 뉴스는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기에 좋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상대방도 이미 그 뉴스를 봤을 확률이 높다. 특히 사무실에서 이뤄지는 미팅이 아닌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는 자리라면 분위기를 순식간에 달궈 대략 5~10분 정도는 어색해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본격적으로 식사가 시작되기 전, 메뉴를 주문하고 난 다음 붕 뜨는 시간을 보내기엔 좋지만 너무 뜨거운 감자를 식탁 위에 올리는 것은 고요한 정적만 못하다. 남녀의 입장 차가 첨예한 주제, 기혼자와 미혼자 사이에 의견이 갈릴 수 있는 소재, 찬반 논쟁이 뜨거운 이야깃거리들이 그렇다. 당신의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유효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무심코 “요즘 애들은 왜 그럴까요?”라고 했는데 상대방이 바로 그 ‘요즘 애들’일 수도 있고 웹툰 작가의 특정 장면 희화화 이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냈지만 당신과 대화하고 있는 사람은 반대의 입장일 수도 있다. 차라리 누구나 즐겁게 얘기할 수 있는 최신 드라마나 넷플릭스 화제작, 예능 프로그램 이슈를 언급하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된다. 서로 날을 곤두세우거나 예민해질 우려가 없는 소재다.

외모에 대한 칭찬하기
null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예외는 있다. 순수한 호기심으로 상대방의 외모에 대해 칭찬을 했다 치자. 그의 기분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당연히 좋지 않겠냐고? 칭찬이라고 한 이야기가 상대방에겐 콤플렉스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날씬해서 참 좋으시겠어요”라고 했는데 상대방은 왜소해 보이는 것이 스트레스라 요즘 열심히 살을 찌우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성향에 따라 민망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칭찬이 아닌 가식이나 영혼 없는 인사치레로 보일 우려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첫인사에서 당신의 말에 진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면 이후 대화를 이어가는 내내 진솔한 인상을 주기 어렵다. 아이스 브레이킹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향후 이어질 본격적인 미팅을 성공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라는 것을 염두에 두자. 첫 만남의 온도를 따스하게 데우는 정도면 충분하다.

사생활에 대한 질문하기
null
사생활에 관한 질문을 첫 만남에서 던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물론 나쁜 의도는 없을 테고 단지 친근함을 표하고 싶었겠지만 아이스 브레이킹용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마음의 문을 열기도 전사적인 영역을 무단 침범하는 느낌이 들어 오히려 무례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생활을 적당히 공유하는 것은 관계를 한 걸음 더 진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사적인 이야기는 분위기가 무르익은 후나 본격적인 미팅 후 두세 차례 만남이 더 이뤄질 때, 더욱 돈독한 관계를 다지기 위해 미뤄두는 편이 현명하다.

자신에 대한 TMI 남발하기
null
자기가 어제 어디서 누굴 만나 무얼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것까진 괜찮지만 굉장히 구체적으로 시시콜콜한 묘사까지 하는 건 당장 오늘부터 버려야 할 습관이다. 마땅히 할 얘기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상대방의 감정은 그다지 고려하지 않는 것과 같다. 처음 만난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정보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둘 중 한 명만 아는 이야기는 정보의 권력이 한쪽으로 기울기 때문에 정보가 없는 쪽에선 지루하거나 대화를 참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실언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굳이 첫인상부터 점수를 깎아 먹을 필요는 없다. 자기 혼자 재미있는 얘기를 늘어놓고 ‘오늘 분위기가 참 좋았다’고 착각하지 말자. 대신 상대방에게 어제 뭐했는지, 별일은 없었는지 질문을 던져보자. 상대방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한다.

나이를 화두에 올리기
null
소개팅에 나간 것도 아닌데 자신이 몇 살처럼 보이는지 맞춰보라는 사람들이 꽤 있다. 나이에 대한 질문만큼 사람을 당혹스럽게 하는 것도 없다. 한 살이라도 더 높게 나이를 말했다가 상대방의 기분이 나빠질 수도 있으니 머리를 많이 굴려야 해 피곤하다. 나이 얘기는 꺼내봤자 좋을 게 없다. 다양한 세대가 뒤섞이는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당신의 나이가 상대방보다 더 많다고 치자. 별 생각 없이 꺼낸 나이 얘기가 상대방에겐 권력을 행사하려는 것처럼 자칫 오해를 살 수 있다. 특히 나이와 서열에 민감한 대한민국 특성상 나이에 관한 스몰 토크는 밑져야 본전이다. 서로의 관계가 어느 정도 무르익은 후에는 오히려 둘 사이를 돈독하게 해주는 소재가 될 수 있으니 때를 기다릴 것.

자신의 취향 강요하기
null
요즘 핫한 레스토랑에 대한 정보나 방문 후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는 사람만 아는 좋은 장소, 최근 톡톡히 효과를 본 화장품이나 시술 정보… 직접 가보고 정리해놓은 제주도 맛집 리스트를 공유하거나 각종 꿀팁, 후기를 공유하는 것은 친밀도를 급속도로 높이는 계기가 된다. 이때 유의해야 할 점은 자신의 취향과 선택 기준이 표준인 양 상대방에게도 은근슬쩍 강요하는 것이다. 당신에게 좋았던 것이 누군가에게는 별로일 수도 있다. 말 그대로 추천하는 선에서 끝내자. 그다음에 상대방이 그곳을 가든 말든 마음에 들든 말든 그건 당신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문제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인생 여행지에 상대방이 가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화가 안 통한다는 듯한 기색을 비치거나 당신만이 아는 감상을 애써 전하려고 애쓰지 말 것. 관심이 없는 곳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는 듣는 이를 피곤하게 할 뿐이다. 서로의 공통된 취향을 찾은 다음 그 주제에 몰입하는 편이 좋다.
#관계 #비즈니스 #화술 #분위기 #아이스브레이킹 #블랙리스트 #잡담
<싱글즈>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등을 금합니다.
좋아요
목록보기


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URL복사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가 필요합니다.
나의 포인트 :

주소찾기

닫기
주소검색

동, 읍, 면, 기관, 학교 등의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