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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21.01.19

웹툰 작가를 위한 플랫폼은 없다

하루 10시간 이상 웹툰을 그려도 신인 작가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10% 남짓 규모 1조원의 K-웹툰 시장, 작가를 위한 안전망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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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카카오재팬의 일본 만화 플랫폼 ‘픽코마’가 전 세계 만화, 소설 애플리케이션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K-웹툰은 만화 강국 일본을 넘어 미국, 유럽까지 집어삼키며 연일 인기몰이다. 영화, 소설 등의 콘텐츠로 재해석되거나 해외로 번역, 판매되면서 웹툰은 높은 부가가치 수익도 창출한다. 몇몇 스타 작가들의 건물 매입 소식이나 풍요로운 일상이 방송, 유튜브에 소개되면서 웹툰 작가의 삶은 화려하게 비친다. 2019년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진출 5주년을 맞아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정식 연재 작가 359명의 평균 연수입은 3억1000만원’이라고 발표했다. 연일 미디어가 유망한 직업으로 꼽는, 동시에 몇 년째 초등학생 장래 희망 상위권을 기록한 웹툰 작가의 실제 삶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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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활동 중인 웹툰 작가는 약 7600명, 억대 연봉은 매우 소수의 이야기일 뿐 조명받지 못한 작가들의 노동, 수입 상황은 열악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년 웹툰 작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웹툰 작가의 평균 수입은 4824만원. 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작가는 26.4%에 불과하고 이 중 50.1%는 수입이 연간 3000만원도 되지 않았다. 비용 문제로 작가의 66.5%가 어시스턴트 없이 홀로 작업에 임하기 때문에 이들의 하루 평균 작업 시간은 10.8시간, 일주일 간의 창작 일수는 5.7일이다. 휴재 시 독자나 유료 결제가 줄기 때문에 대부분 휴식 없이 웹툰 제작에만 몰입한다. 그럼에도 돌아오는 건 악플인 경우가 허다하다. 과연 이들의 노동환경과 권익은 누가 보호할 수 있을까? 지난여름, 웹툰 작가들과 만화 단체들은 비상식적인 노동과 악성 댓글에서 보호받기 위해 ‘웹툰 노동권’에 대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네이버, 다음 등의 플랫폼에 작품을 무료로 공개한 후 편집자의 선택을 받아야만 웹툰 작가로 데뷔할 수 있는 현실에서 그들은 이 문제의 열쇠를 플랫폼이 쥐고 있다고 했다. 악성 댓글과 건강의 문제를 작가의 정신력으로 버텨내고 ‘휴재는 안 된다’는 말만 거듭하는 거대 플랫폼은 사실 신인 작가와의 계약부터 우위를 선점한다. 신인 작가의 경우 엠지(Minimum Guarantee)를 취하는데, 2015년 레진코믹스가 회당 50만원으로, 월 200만원을 지급함으로써 작가의 최저생계비를 보장하기 위해 고안한 계약이다. 그리고 이 계약은 업계에 보편적으로 통용됐다. 언뜻 작가들을 보호하는 계약으로 보이지만, 플랫폼은 초기 매출부터 작가와 합의한 수익 비율로 계산한다. 5 대 5의 계약 조건을 가진 작가의 경우, 매달 200만원의 수익을 얻지만 400만원 이상의 매출이 나지 않는다면 ‘엠지를 빚진 작가’가 될 뿐이다. 이 빚은 이월돼 4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달에도 작가에게 돌아오는 돈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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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는 다음 작품을 플랫폼에 저당 잡힌 것과 다르지 않다. 200만원 이후의 매출부터는 5 대 5의 정산 방식을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이를 ‘선차감 엠지’라 말하는데 대부분의 플랫폼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후차감 엠지’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트위터를 비롯한 SNS나 커뮤니티에는 신인 작가를 위한 계약서 유의 조항, 단어 게시물이 계속해 올라온다. ‘소멸, 초과란 단어에 유의할 것’, ‘어시스턴트 월급을 지급하고 나면 남는 돈이 전혀 없음’ 등의 내용이다. 유명한 신인 작가가 되어도 상황은 불합리하게 돌아갈 확률이 높다. 플랫폼에서 30~50%의 수익을 가져간 후 에이전시와 작가가 다시 정산을 하는데, 계약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30~70%가 차감된 수익이 작가의 몫이다. 하지만 5~6년 전부터 대형 플랫폼이 작가 관리, 기획 및 제작을 담당하는 웹툰 에이전시를 설립하거나 투자 지분을 높이고 있다. 어느 방향으로나 작가는 온전히 작품의 대가를 손에 쥐기 어렵다. 불공정한 계약은 작가의 건강과 일상을 갉아먹는다. 평균 60컷으로 한 편당 분량이 긴 K-웹툰 시장에선 더욱 그렇다. 또 어시스턴트라도 고용하고 싶은 마음에 작가는 인기 있는 학원물, 판타지 장르의 작품을 그린다. 결국 작품의 다양성과 퀄리티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웹툰 작가를 꿈꾸는 사람은 많다’라는 말로 해결될 구조가 아니다. 빈 자루는 똑바로 설 수 없기 때문이다.
#웹툰작가 #웹툰 #만화 #웹툰노동권 #엠지 #신인웹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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