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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18.07.07

한여름 밤의 키스

푹푹 찌는 여름 낮, 갑자기 스산해지는 여름밤. 여름이라서 그리고 밤이라서 생긴 그날의 키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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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6년을 사귄 남자친구가 있다. 우리 커플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래 사귀다 보면 섹스가 목적이 아닌 ‘그냥 키스’를 하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게 된다. 키스를 섹스로 가기 위한 정거장쯤으로 생각하는 (눈치인) 남자친구. 어둑어둑한 공원 벤치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애써 러블리한 눈빛을 발사했는데도 내 신호를 전혀 눈치 못 채는 그에게 가끔 실망하기도 한다. 그런 남자친구와 작년 여름, 크게 다투고 석 달간 헤어졌던 적이 있었다. 그때 클럽에 갔다가 동갑인 남자와 친해졌다. 이러쿵저러쿵 수다를 떨고 술을 몇 잔 마셨는데, 그가 나를 지긋이 쳐다보더니 갑자기 뽀뽀를 하는 게 아닌가! 깜짝 놀라는 새 뽀뽀는 자연스레 키스로 이어졌고, 이태원 골목을 밤새 걸으며 심심하면 둘이 키스를 해댔다. 맹세컨대 키스 뿐이었고 연락처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설레는 기억이다. ‘키스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키스’가 이렇게도 섹시한 것이었다는 것을 아주 오랜만에 생각나게 해준 여름밤이었다. 그 남자는 잘 살고 있으려나. 정말 ‘프로키서’로 임명하고 싶은 실력이었는데…_30세, 프리랜서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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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을 지우는 순간 중병환자의 안색으로 둔갑하는 나. 남자 친구와 키스할 때마다 가장 고민이 되는 건, 키스를 하고 나면 립스틱이 다 지워져서 입술이 사라진다는 거다. 키스가 끝나갈 무렵부터 어떻게 해야 신속하게 입술 색을 채워 넣을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할 정도. 그리하여 나만의 ‘립컬러 지속력 실험실’이 시작됐다. 물론 실험 방법은 키스. 남자 친구를 만날 때마다 서로 다른 립 제품을 발라봤다. 지속력 좋다고 입소문 자자한 틴트부터 립래커, 립스틱 등 바르는 족족 뭐 하나 살아남는 색 없이 처참하게 사라지곤 했다. 그러다 며칠 전 립 리무버로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는 소문난 제품을 사용해봤는데, 오 유레카! 혼자 조용하고도 격렬하게 기뻐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뭘 발라도 키스 한 번이면 립컬러가 남아나질 알았는데, 왜 이 제품은 멀쩡한 거지? 이거, 발라도 괜찮은 걸까? 어쩐지 나와 내 남자친구의 건강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_28세, 웹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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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서 한 키스 중 최악의 키스는 한여름 밤 경험한 것이었다. 10년 넘게 친구로 지내던 A가 그날따라 슬쩍 남자로 느껴졌을 뿐이고, 괜히 그날따라 청계천은 부비부비하는 커플로 가득했다. 술 마시고 걷기엔 살짝 쌀쌀하다 싶은 밤. 기분이 좋아서 평소보다 조금 더 수다스럽게 떠들며 한참을 걸었을까. 그가 평소와는 다르게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심장이 콩닥거렸다. A는 내가 오랫동안 친하게 지낸 좋은 ‘남자사람 친구’였는데… 헷갈린다, 헷갈린다 중얼거리다 서서히 내 얼굴로 다가오는 그와 키스를 했고, 짤막한 그의 혀를 입 속에서 마주하자마자 꿈에서 번뜩 깬 기분이었다. 절망적이었다. 어설프게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온 밤. 제대로 잠들지 못 하고 새벽 내내 이불킥을 하다 밤 꼴딱 새웠다. 다음 날 아침, “잘 잤어?”라고 카톡을 보낸 그에게 선뜻 답하지 못했다. _31세, 펀드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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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정말 뜨거운 키스를 했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나답지 않은 모습이라고 스스로 생각할 정도로 강렬하게 그에게 끌렸고, 우리는 진한 키스를 나눴다. ‘삐삐삣..’ 이게 무슨 소리냐고? 그렇다, 영화 속 클리셰 같은 일이 내게도 일어났다. 이건 다름 아닌, 핸드폰 알람 소리. 알람을 끄면서 엄청난 허탈감에 사로잡혔다. ‘나 이렇게까지 외로웠나.’ 꿈만 같던 그 키스는 정말로 꿈에서 한 거였다. 두 눈을 껌벅거리며 잠시 침대에 누워 멍을 때렸다. 긴 연애 공백과 잘 기억나지 않는 마지막 연애를 떠올리기도 했다. 밤새도록 돌아간 선풍기는 아무렇지도 않게 달달달 돌고 있었다. 망연자실... _29세, 플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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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몸만 부딪혀도 불쾌지수가 올라가는 계절, 여름에 데이트할 때는 유난히 남자친구와 자주 싸운다. 그런 우리가 단호하게 정한 룰은, ’31도가 넘어가면 손 안 잡아도 서운해하지 않기’. 뜨거운 날씨에는 손 잡는 것도 싫어하는 우리가 한여름에도 찹쌀떡처럼 서로에게 떨어지지 못 하는 시간이 있다. 바로 집 앞, 헤어지기 3분 전. 자주 만나면서도 늘 헤어질 때가 되면 서로 다시는 못 볼 것처럼 애틋해지곤 한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긴 포옹 한 번 그리고 가벼운 키스로 마무리하는 데이트는 또 다시 시작될 고단한 한 주를 버티게 해준다. _29세, 연구원
사진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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