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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21.01.02

내가 살고 싶은 집

마음에 들지 않는 집에 꾸역꾸역 맞춰 사는 대신 나를 위한 집에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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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살던 집을 부러워하던 A가 있었다. 햇빛도 적당히 들어오고 놀러 갈 때마다 낮잠을 자고 싶을 정도로 아늑하고 좋아 보였다나. 그러다 그 친구가 이사를 가게 됐고 덜컥, 그 집에 살겠다고 했단다. 분명 그렇게나 따뜻한 집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자기가 살기 시작한 후에는 어딘가 썰렁하고 춥게 느껴졌다고. 한참을 살아도 그 이유를 몰랐는데 이사 간 친구의 새로운 집에 놀러 가서야 왜인지 알게 되었다고 한다. 친구의 새로운 집에도 따뜻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던 것. 집이 좋기 때문이 아니라 집에 쏟는 애정과 정성이 살고 싶은 집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먼지를 쓸고 닦고, 쓰레기통이 가득 차기 전에 비우고, 물건은 제자리를 찾아주고, 식물이 말라죽지 않도록 물을 주는 것. 말 그대로 집을 돌‘ 본다’는 쪽에 가까웠다. 반면 A는 집에 무심한 편이었다. 잠깐 머물다 가는 호텔처럼 잠만 자고 책상이 어질러져도 별 상관하지 않는 편이었다. 빛이 어디에서 들어와 어디로 나가는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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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빽빽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집을 찍은 사진을 본 적이 있다. 같은 크기, 같은 구조, 같은 가격이지만 집의 분위기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표정은 천차만별이었다. 오래도록 방치한 것처럼 지저분한 소굴 같은 집도 있고 집주인의 취향이 묻어난 집도 있었다. 역시 문제는 집이 아니었다. 집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집이라는 우주는 팽창하기도 하고 쪼그라들기도 하면서 누군가의 행성을 만들어나간다. 20년 동안 숨만 쉬며 번 돈을 죄다 저축하며 살아도 서울에 집을 살 수 없다는 기사를 보고 절망했던 적이 있다. 죽도록 일해도 집 한 채도 못 사겠구나 하면서. 평생 내가 살고 싶은 형태의 집에는 살아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적잖이 우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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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유의 의미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시대. 굳이 집을 소유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면 오히려 삶은 더 풍요로워지고 취향은 견고해진다. 마음에 들지 않는 집에 나를 맞춰 사는 대신 나를 위한 집에 살 수 있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집을 부동산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면 시야가 넓어진다. 좋아하는 집에 살 수 있는 방법이 더 많아진다. 일본에서는 혼자 살면서 거주지를 자유롭게 옮겨 다니는 2030을 ‘아도레스 호퍼’라 부른다. ‘주소(Address)’에 캥거루처럼 뛰어다니는 사람을 일컫는 ‘호퍼(Hopper)’를 합친 말이다. 원하는 장소, 꿈꾸던 형태의 집에 살아보다 또 다른 곳으로 옮겨 새로운 집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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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는 형태의 집은 어떤 곳인지, 즉 내가 살고 싶은 삶은 어떤 종류의 것인지 문득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프라이빗한 주거는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고립되긴 싫다면 이웃과 느슨한 연결이 가능한 공유주택에 살아보는 방법도 있다. <싱글즈>가 367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68%가 ‘나를 위한 집을 짓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다’고 답했다. 원하는 집도 다양했다. 건강에 좋고 안전한 집, 주방이 넓고 팬트리가 넉넉한 집, 나와 고양이의 취향에 맞는 집, 바이오 기술이 적용돼 온도와 습도가 저절로 맞춰지는 친환경 자재로 지은 집, 자투리땅을 이용한 5층짜리 집… 1만 명에게 묻는다면 1만 가지의 설계도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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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싱글들은 집에 자신을 맞추는 대신 나를 위한 집을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정원에 살고 싶지만 정원을 가질 수 없는 이는 크고 작은 화분으로 집 안을 가득 채워 자신이 원하는 공간을 만든다. 홈 파티를 할 수 있는 다이닝 공간은 없지만 집 한가운데 커다란 탁자를 두고 일도 하고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먹기도 한다. 혼자만의 삶이 외롭지만 단지 그 이유만으로 결혼이라는 대안을 택하는 대신 느슨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코리빙 하우스에 입주한 싱글도 있다.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집, 1인 가구에게 집의 의미는 무엇일까? 당신이 살고 싶은 집은 어디인가?
#라이프스타일 #집 #싱글집 #살고싶은집 #밀레니얼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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