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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21.02.25

플라스틱을 빻는 방앗간

플라스틱은 돌고 돌아 우리가 마시는 물, 공기, 음식 등으로 돌아온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솔루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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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이나 페트병의 뚜껑, 두부 포장용기 등은 분리배출해도 재활용이 되기 어렵다. 쏟아지는 플라스틱 쓰레기 속에서 부피가 작아서, 또 소재가 다르기 때문에 선별장에서 일일이 골라내기 어렵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운영하는 플라스틱방앗간은 이렇게 재활용되기 어려운 작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빻아 비누받침, 치약짜개 등을 만든다. “환경운동단체를 비롯한 많은 NGO의 활동은 정책을 제안하거나 서명 운동, 기자회견에 국한되어 있었어요. 정작 시민의 참여가 없으면 정책 개혁은 한쪽 바퀴만있는 수레와 같죠. 두 바퀴를 다 굴리고자 고민하다가 탄생한 게 플라스틱방앗간이에요. 환경에 가치를 두고 홀로 의미 있는 실천을 하는 대신 직접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게 플라스틱방앗간의 차별점이에요. 플라스틱 쓰레기를 기증하면 그걸로 만든 리워드를 다시 선물하거든요.” 플라스틱방앗간은 두 달에 한 번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아 보내주는 참새클럽의 참여자 500명 모집을 목표로 시작했으나 트위터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나흘 만에 900명 넘게 신청했다. 시즌제로 방향을 전환했고 지난 두 번째 시즌에서는 5시간 만에 정원이 마감됐다. “코로나19로 재활용쓰레기가 늘면서 더 많은 공감을 얻은 듯해요. 참가자가 많고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는 건 매우 의미 있죠. 하지만 플라스틱방앗간은 문제의 절대적인 해결책이 아니에요.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의지와 노력이 답이죠. 그저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느 단계일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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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새클럽이 모아서 보내온 페트병 뚜껑. 2, 3 수거한 플라스틱은 소재, 색깔별로 분류된다. 4 플라스틱을 분쇄해 플레이크 형태로 만든다.
택배 더미가 플라스틱방앗간의 벽 하나를 모두 채운 모습을 보면서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많이 줄어든 것이라 했다. 플라스틱 택배를 받으면서 플라스틱방앗간은 새로운 숙제를 안게 되었다. “작은 플라스틱을 이곳에 모으기 위해 발생하는 택배 박스, 테이프 쓰레기가 어마어마해요. 탄소 발자국도요. 제주도에서 서울로 플라스틱을 보내주시는 게 과연 의미가 있는가? 고민하게 되었죠. 3월에 시작되는 시즌3에서는 수거 방식을 개편하려고 해요. 직접 플라스틱방앗간으로 와서 기증하는 것으로요. 여기서 더 나아가 이 재활용 시스템을 지역으로 퍼트려서 동네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그곳에서 해결하고 저희는 중간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올해 목표를 잡았어요. 플라스틱 쓰레기 외에도 미세먼지, 쓰레기 매립지 등 저희가 주목해야 할 환경문제가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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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6 금형기에 플레이크를 넣고 열을 가해 다양한 형태로 찍어낸다. 7 치약짜개, 비누받침 등을 만든다.
단체의 바람처럼 플라스틱방앗간을 열고 싶다는 문의나 질문이 쏟아진다. 플라스틱방앗간을 운영하며 기계 설비나 금형, 플라스틱 소재의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직접 자료를 찾거나 자문을 구해 회신하고 있다. 시민들의 관심이 단발적으로 멈추지 않도록 지난 연말엔 해시태그 #플라스틱일기 챌린지도 시작했다. 하루 동안 자신이 만든 플라스틱 쓰레기를 사진 찍고 어떤 쓰레기가 나왔는지,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는지 고민하는 챌린지다. 엄청난 유희가 있는 것도, 도전하기 쉬운 챌린지도 아니지만 5000명이나 참여했다. “종종 플라스틱방앗간 앞으로 온 쓰레기를 보면 무서울 때가 있어요. 이런다고 세상이 변할까? 의문이 들 때도 있죠. 하지만 이런 노력이 거듭되면 언젠가 플라스틱 없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요?”
#에코 #환경 #플라스틱 #제로웨이스트 #참새클럽 #플라스틱방앗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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