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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2021.02.19

고민시의 청춘 기록

어느 이른 봄, 배우 고민시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없이 진솔하고 더없이 친근한 배우 고민시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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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컬러의 싱글 벨티드 재킷 32만9000원, 프릴 포인트 타이니 플라워 원피스 39만9000원 모두 나이스크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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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츠 디테일의 숄더백 헤리아토 코코 헤지스 34만8000원, 티셔츠와 벨티드 장식 모두 YCH, 샤스커트 레페토, 스니커즈 컨버스.
지금 핫한 거 맞다
사전 제작했던 작품이 공개되기까지 기간이 길어서 시청자들은 공백기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나는 지금 회사 미스틱스토리에 들어온 이후 한 번도 쉬지 않고 일했다. 작년 초에 촬영을 마친 <스위트홈>이 공개된 이후, 그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더 바쁘다. 평균 3~4시간 정도밖에 못 자고 얼굴이 부을까봐 스케줄을 이동할 때도 쪽잠은 패스다. 이렇게까지 스케줄을 소화했던 적은 처음이다. 전에 없이 체력 관리에 힘쓴다. <스위트홈> 속에서 고등학생 이은유를 표현하기 위해 시작한 발레와 요가를 아직까지 꾸준히 하고 있는 이유다. 팔 라인에 근육을 잡는 데도 좋고, 바쁜 시간을 쪼개서 운동을 하다 보니 기초 체력이 올라가는 것 같다. 영양제도 빼놓지 않는다. 원래 잘 챙겨 먹는 스타일은 아닌데 지금은 다이어트도 해야 하고 잠도 잘 못 자서 한두 알씩 먹던 영양제가 무려 일곱 알이 되었다. 일이 많은 만큼 힘든 부분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오늘 하루만 잘 마무리하자’다. 생계형 하루살이 같은 느낌이랄까. 오히려 정신없이 바쁘다 보니 잡생각은 없어서 좋다. 그렇다고 쉬고 싶지도 않다. <스위트홈> 이후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를 찍고 3개월 정도 텀이 있었다. 데뷔한 이후 가장 길게 쉰 기간이었는데 매일이 불안하고 초조했다. 현장에 가지 않으면 카메라에 대한 감도 떨어질 것 같고, 연기 감정도 날아가버릴 것만 같아 계속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평소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보는데 그때는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와 비교하게 되고 부럽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 싫었다. 그래서 바쁜 지금이 좋다. 두 작품이 끝나면 올해가 반이나 지나가겠지만 또 바로 다음 작품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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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드 쇼트 재킷 5만9900원, 플리츠 미니스커트 4만9900원, 화이트 컬러 오버핏 셔츠 3만9900원, 케이블 니트 베스트 3만5900원 모두 미쏘, 실버 링 모두 논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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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터링 티셔츠 1만5900원, 스티치 장식 뷔스티에 롱 원피스 5만9900원 모두 미쏘, 워커 끌로에, 실버 링 논논,골드 링 마마카사르.
몰입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
동시에 두 작품을 찍고 있다. <지리산>과 <오월의 청춘>이다. 두 작품 모두 운명인 것처럼 연결고리가 있다. <지리산>은 <스위트홈>의 이응복 감독님과 <오월의 청춘>은 <스위트홈>의 이도현 배우와 또다시 합을 맞춘다. <지리산>은 <스위트홈> 촬영 중에 이응복 감독님이 출연을 제안하셨다. 밝고 쾌활한 캐릭터가 딱 나와 비슷하다고 하시길래 어떤 장르의 작품인지 자세하게 물어봤다. 김은희 작가님이 썼다고 하니 기대치가 높았는데 막상 극본을 읽으니 더 흥미로웠다. 지금까지 산악구조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흔치 않아서 더 신선했다. 작품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서울에서의 촬영은 거의 없다. 실제로지리산과 지방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촬영한다. 주변에서는 대선배들과 합을 맞추는 게 어렵지 않느냐고도 묻는다. 물론 그렇다. 전지현, 주지훈, 오정세 선배랑 호흡을 맞춰서 영광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럽다. 극중 역할도 분위기 메이커이고 가장 막내다. 늘 느끼는 거지만 내 위치에서 나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감독님과 현장 스태프들도 많은 도움을 준다. 사실 초반에 이응복 감독님에 대한 무서운 소문 때문에 <스위트홈> 때는 얼어 있었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직설적으로 디렉팅을 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오히려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설명해줘서 편하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앞 신과 연결된 신의 상황을 다시 한번 얘기하고, 그때 느꼈던 감정을 물어본다. 리허설에 들어가면 먼저 배우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고 그 이후에 감독님이 원하는 포인트를 가미한다. 연기는 할 때마다 긴장되지만 감독님의 반응을 보고 거기서 또 새로운 힘을 얻어 밀도 있게 감정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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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드 라운드넥 쇼트 재킷 7만9900원, 트위드 미니스커트 3만9900원, 프릴 칼라 벌룬 소매 블라우스 3만9900원 모두 미쏘.
마찬가지로 <오월의 청춘>도 <스위트홈> 촬영이 끝날 때 즈음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광주민주화운동이 배경인 것도 모르고 그냥 멜로드라마인 줄 알았다. 그런데 감독님을 만나 미팅을 해보니 역사 속의 그날, 1980년 5월 광주의 모습을 담은 얘기더라. 마침 특정 시대를 담은 작품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시대적 배경은 슬프고 아련하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사랑과 인생을 담은 제목과 스토리가 좋았다. 그 시기에 이도현 배우와 안부 연락을 주고 받다가 차기작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마침 <오월의 청춘> 감독님이 이도현과 단막극을 찍었던 분이더라. 같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도현은 1위 캐스팅 후보였다고. 이렇게 또 만나게 되어 더 반갑고 남매가 아닌 연인으로서의 케미도 기대된다. 장르도 상황도 아예 다른 작품의 촬영을 동시에 하다보니 각 캐릭터를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까에 대한 고민도 크다. <오월의 청춘>에서는 전라도 사투리를 써야 하고 전체적인 스타일링도 당시 헤어스타일, 메이크업을 그대로 재현한다. 남자 주인공을 만나고 나서부터 조금씩 변하는 스타일링도 관전 포인트다. 반대로 <지리산>에서는 막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의상이나 소품을 키치하게 쓴다. 두 작품 모두 스토리 깊숙이 들어가면 감정도 대사 톤도 더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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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NICER’ 레터링 티셔츠 8만9000원, 레터링 플레어스커트 29만9000원 모두 나이스크랍, 스니커즈 컨버스.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도전했다
사실 중고등학교 때 배우는 상상도 못했다. 지방에 살다 보니 서울에서 살아야만 배우를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돈을 안정적으로 벌 수 있는 직업을 찾았다. 그 당시 산업 전망을 보니 웨딩 시장이 커진다고 해서 웨딩 플래너를 시작했다. 그렇게 3년 정도 일하다가 어느 날, 지금 배우에 도전하면 뭔가 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혼자 서울로 올라와 아르바이트하면서 프로필을 찍고, 연기 학원을 다녔다. 단편영화와 웹드라마 오디션도 수없이 봤다. 그러다가 72초 웹드라마를 찍었고 지금 회사에서 그 영상을 보고 연락이 왔다. 갑자기 왜 그런 마음이 들었냐고 물어보면 마음속 한편에 갖고 있던 작은 씨앗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라고 있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의 꿈은 늘 가지고 있었고 노래 경연대회에 나가거나 포토 경연대회에 나갔던 경험도 있다. 그 씨앗을 가지고 웨딩 플래너 일을 하다 보니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일하기 위해 더 늦기 전에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웨딩 플래너 일을 했던 경험이 지금 일을 할 때에 큰 밑거름이 되어준다. 수많은 신랑, 신부들이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현장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감독, 스태프의 성향이 다르지 않나. 웨딩 플래너로 일하는 동안 정말 많은 신랑, 신부를 만났고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니 상황 판단을 빠르게 하는 능력이 생겼다. 연기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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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아토 크로스 헤지스 25만8000원, 슬리브리스 니트 앤아더스토리즈, 레더 팬츠 MSGM, 골드 브레이슬릿 우즈.
내일을 기대한다
올해는 정말 빠르게 지나갈 것 같고, 많은 일을 한해로 기억될 것 같다. 드라마, 화보, 인터뷰, 광고까지 이전보다 더 많은 곳에서 나를 찾아준다.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한다. 엄마가 늘 ‘좋은 일이 있어도 너무 들뜨지 말고, 안 좋은 일이 와도 이 또한 지나간다고 생각해라’라고 말씀하신다. 예전에는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의문이 컸지만 지금은 이해가 된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싶어서 아등바등하기보다는 마음의 단단함을 키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일은 지금의 고민시의 모습을 더 건강하게 지키고 오랜 시간 관객들 앞에 설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아닐까. 배우라는 직업은 나이가 들거나 혹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때도 시간을 거슬러 다시 그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인생 한 페이지에 고민시는 연기도 잘하고, 예뻤고 그녀로 인해 위로를 얻었다고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남은 20대에 더 다양한 고민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30대에는 더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로서 사랑받는 고민시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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