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LES

메뉴
Search
마이페이지

Life2021.03.29

소소하지만 충분한 생활의 기술

남들 눈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스스로 충분하다 말할 수 있는 원칙이 있다. 사적이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는 간소하게 사는 법.

null
냉장고엔 3일 치의 재료만
취미로 요리를 즐긴다. 값비싼 향신료와 한우, 해산물 등을 사서 요리하는 즐거움에 흠뻑 빠졌다. 하지만 일주일에 요리를 할 수 있는 건 정시 퇴근한 평일과 주말에 불과하다. 사용하지 못한 식재료는 냉장고에서 그 가치를 잃기 마련이다. 맛의 반은 재료에서 나오는 건데 시들한 채소, 고기는 맛을 낼 수 없다. 그래서 무조건 냉장고에는 3일 치만, 냉동고에는 2주 치만의 식재료를 보관한다. 일주일에 두 번 장을 봐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건강하고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김기준(프로그래머)

중고거래에선 셀러만 될 것
중고나라, 번개장터를 거쳐 당근마켓까지 몇 년째 중고 마켓에 빠져 있다. 무선청소기, 믹서, 코트, 운동화 등 많은 물건을 팔았다. 비우는 즐거움, 소소한 용돈벌이로 시작했는데 하나밖에 없는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득템한다는 큰 즐거움이 숨어 있었다. 물건을 비운 만큼 곱절로 사들였다. 거실 책장부터 주방까지 물건으로 가득했다. 재택근무를 할 때면 화상회의를 위해 빈 벽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이제는 중고거래에서 셀러로만 참여한다. 갖고 싶던 물건이 반값에 올라와 있을 때면 혹하기도 하지만 싼 가격에 현혹되지 말자고 다짐한다. 꼭 필요한 물건이었다면 이미 직구부터 최저가, 중고거래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검색하고 구입하지 않았을까? 현진서(요리사)

일요일 아침엔 앱 정리
UX 디자이너라는 직업 때문에 많은 웹사이트와 앱에 로그인한다. 직관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의 페이지도 작업에 도움이 되지만 복잡하고 사용자에게 불친절한 디자인도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까?’라는 고민을 던져주기 때문에 꽤 접속한다. 정리나 비움은 오프라인 세계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256G의 휴대폰을 사용하지만 일요일 아침이면 접속했던 페이지 기록을 지우고 핀터레스트와 사진첩, 휴대폰 속 앱을 정리한다. 다시 접속하지 않을 것과 조금 더 살펴보아야 할 것으로 구분한다. 그래야 프로젝트를 앞두고 필요한 정보나 시안을 찾을 때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시은(디자이너)
null
1년 의류 구입 예산은 100만원
일본의 미니멀리스트 마쓰오 다이코의 <옷장은 터질 것 같은데 입을 옷이 없어!>를 읽으며 반성했다. 값비싼 명품을 사는 것도 아닌데 매달 옷값으로 20만~25만원을 쓰면서 터질 것 같은 옷장에서 입을 옷이 없어 고민하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1년 동안 옷을 사지 않는 것은 단식원에서 단식하는 것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단식은 한 번 위를 비움으로써 먹는 일에 지친 위와 몸을 쉬게 합니다”라는 그녀의 말처럼 옷을 사지 않을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단번에 옷을 사지 않으면 요요현상처럼 미친 듯 소비할 나를 알기에 규칙을 세웠다. 1년에 옷값으로 100만원만 쓰기와 옷 통장 만들기. 명품 코트를 80만원 주고 구입해도 괜찮다. 다만 남은 잔액 20만원으로 속옷, 재킷 등 필요한 옷들을 구입하는 게 룰이다. 작년 내가 옷을 사느라 쓴 돈은 87만원. 이 정도면 나름 뿌듯한 성과다. 김아름(필라테스 강사)

물건 개수 파악하기
미니멀리스트가 된 지 3년 차. 처음 미니멀리스트가 되었을 때 집 안에 흩어진 물건을 모두 꺼내 반팔 티셔츠, 청바지, 책, 치약처럼 종류별로 세분화해 보관했다. 목이 늘어난 흰 티셔츠만 15벌이 넘었고 일회용 비닐백은 4박스가 있었다. 덕분에 내가 가진 물건의 개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흰 티셔츠를 살 때면 ‘15벌이나 있는데’라는 생각이 스친다. 물건의 개수를 정리한 엑셀표를 만들어 냉장고에 붙여두었다. 하나를 사면 하나를 버리거나 기부하는 방식으로 그 개수를 늘 유지하려 노력한다. 집 안 모든 물건의 개수를 파악할 필요는 없다. 대신 향수, 스니커즈처럼 수집하거나 선호하는 물건의 수를 파악해두면 불필요한 구입을 막을 수 있을 듯싶다. 노진현(교사)

상부장 대신 선반
결혼을 앞두고 오래된 빌라를 얻어 남편과 리모델링했다. 싱크대가 낮고 서랍장이 틀어져 특히나 주방에 손볼 곳이 많았는데 우리 부부는 상부장을 없애고 선반을 달았다. 그릇에 먼지가 쌓인다고 양가 부모님의 잔소리도 꽤나 들었지만 선반을 설치한 덕에 불필요한 집기를 내어놓지 않고 살 수 있게 되었다. 두 사람 몫의 음식을 조리할 냄비와 담을 그릇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꼭 필요한 그릇, 커틀러리, 물잔, 냄비만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간혹 집으로 손님을 부를 때면 일회용 그릇, 수저를 사용하지만 코로나19로 그마저도 거의 줄었다. 이벤트를 위한 집기로 복잡한 일상을 보내고 싶지 않다. 김새미(일러스트레이터)
null
여행 기념품은 비누
코로나19로 여행을 가지 못한 지 1년이 넘어가지만 이전까지 나는 주위에 소문난 여행광이었다. 1년에 3~4번 이상 여행과 출장을 빌미로 해외로 떠났고 서핑이 취미라 국내 여행도 매주 떠났다. 여행지에서 돌아올 때면 기념품, 특산품 등을 양손 무겁게 쥐고 돌아왔다. 아기자기한 오브제부터 특이한 맛의 소스, 관광 명소가 그려진 티셔츠, 냉장고를 가득 채우는 마그넷과 엽서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어느 날 침대에 누웠는데 방 안이 만국박람회처럼 느껴졌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물건의 향연이었다. 소스나 면 등의 식재료는 여행지에서의 맛을 내지 못했다. 어느 순간 여행지에서 내가 사오는 기념품은 마트에서 파는 비누 달랑 하나다. 값비싼 수제 비누 대신 ‘알뜨랑’처럼 국민 비누를 산다. 나라마다 사람들의 피부, 체취가 달라서 향 또한 다양하기 때문. 새로운 비누를 꺼내거나 손을 씻을 때마다 여행지로 돌아간 듯한 기분도 든다. 돌아올 때 캐리어가 가벼워 여독이 길지 않다는 장점은 덤이다. 유승현(에디터)

유통기한을 목숨처럼
평일엔 직장인, 주말엔 뷰티 블로거로 활동한 지 5년이 넘었다. 화장대 가득 쌓여 있는 립스틱만 족히 1000개가 되던 시절도 있었다. 제형, 기능에 따라 모은 기초 케어 제품도 수두룩했다. 코덕인 내게 화장품은 정리할 수도 없을뿐더러, 버리는 속도보다 사는 속도가 빠른 물건이었다. 큰 결심이 필요했다. 유통기한이라는 규칙을 세웠다. 화장품은 음식만큼이나 개봉과 동시에 부패가 빠르다. 기초, 색조 등으로 구분하기보다 개봉일을 기점으로 유통기한을 나누어 보관한다. 6개월, 1년처럼 보관 기간에 따라 서랍장을 나누고 그 시점이 지나면 미련 없이 화장품을 비워낸다. 너무 예쁜 컬러의 립스틱도 값비싼 크림도 상하면 내 피부를 망칠 뿐이다. 이지영(직장인)

책장 한 칸 비우기
어려서부터 종이를 좋아했다. 아빠가 구독한 신문 사이에 껴 있는 마트 전단지, 엄마의 요리책 등 내게 종이는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사물이었다. 그 덕에 출판 편집자가 되었다. 어려서부터 모은 책이 방 벽을 둘러쌀 정도가 되었다. 김영하 작가의 말처럼 ‘항상 읽는 속도보다 사는 속도가 빠른 법’이니까. 결혼을 하면서 필요한 책만 신혼집으로 옮겼다. 본가엔 아직도 정리하지 못한 책들이 가득하다. 신혼집엔 남편과 나의 책으로 더 웅장한 책장이 필요해졌다. 대대적으로 책 정리를 할 수밖에 없는데, 우리 부부의 원칙은 책장 한 칸을 늘 비워두는 것이다. 구입한 책은 자리를 잡기 전까지 우선 이 빈칸에 놓인다. 자리를 찾으면 해당 칸의 책 1권은 중고서점행이 결정된다. 아직 읽지 않은 책을 팔아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지적 부채감을 갖지 말자’고 되새긴다. 지금 읽지 않은 책은 앞으로 읽지 않을 확률이 높으니까. 김하얀(편집자)
null
TV 대신 빔 프로젝터
3년마다 발령지가 바뀌는 공무원이다. 이사가 잦아 물건을 구입할 때는 꼭 필요한 물건인지, 이동하기에 편안한지 늘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TV 대신 빔 프로젝터를, 소파 대신 값비싼 캠핑 의자를 샀다. 빔 프로젝터는 케이블 TV 수신료가 들지 않을뿐더러 주방, 침실 어디서든 영화를 볼 수 있어 좋다. 또 친구들이 놀러 올 때면 캠핑 의자를 치우고 집을 넓게 쓸 수도 있다. 시간을 절약해주는 물건이라면 혹은 이동성이 높은 것이라면 높은 가격이라도 주저 없이 구입한다. 민철용(공무원)


편의점과 친해지기
자취를 시작하고 제일 즐거웠던 건 내가 원하는 샴푸, 세제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좋아하는 향, 브랜드에 따라 사 모으기 시작한 것들이 베란다를 채웠다. 또 칫솔, 물티슈처럼 대량으로 사야 저렴한 생필품까지 한데 모여 공간을 어지럽혔다. 집에 있는데도 가격이 저렴해서 또 구입하는 불상사가 빈번했고 어떤 것들은 택배 박스를 뜯지도 못한 채 방치됐다. 집 계약이 끝나고 이사를 하는데 자질구레한 짐이 많다며 이삿짐센터 아저씨께 한 소리 들었다. 이사한 이후로는 덕용 상품을 사는 대신 편의점에서 필요한 것만을 사고 있다. 분명 더 비싼 값을 주고 구입하는 데도 생활비가 반으로 줄었다. 함지연(마케터)


선물은 사양할게요
어려서부터 취향이 확고했다. 스니커즈는 물론이고 청바지나 속옷도 정해진 브랜드에서만 구입한다. 치킨도 한 프랜차이즈에서만 사 먹는다. 문제는 메신저 알림에 생일 알람이 뜰 때 벌어진다. 좋아하지 않는 물건이나 음식 기프티콘이 선물로 올 때면 부담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몇 년간 기프티콘 환불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이마저도 선물해준 사람에게 미안해 지난해 생일부터는 메신저 상태 메시지에 ‘생일 선물은 사양합니다’라고 적어두었다. 친한 친구들이 “네가 연예인이냐”며 짓궂은 농담을 건넸지만 마음만은 한결 가볍다. 생일 선물을 받았으니 되돌려주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다. 박지현(대학원생)
#라이프 #미니멀리즘 #정리 #일상 #기준 #비우기 #메가이슈
<싱글즈>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등을 금합니다.
좋아요
목록보기


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URL복사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가 필요합니다.
나의 포인트 :

주소찾기

닫기
주소검색

동, 읍, 면, 기관, 학교 등의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