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LES

메뉴
Search
마이페이지

Life2018.03.21

문제에 답이 있다

null
베를린의 젊은 디자인 그룹 푼다멘탈 베를린의 제품.
문제 풀이의 핵심은 지문의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도식화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초등학생 아들이 수학 문제를 풀다가 도저히 모르겠다며 투덜댔다. 요즘 수학 문제를 보면 모두 서술형이다. 그 문제는 결국 방정식 문제였는데, 이야기로 길게 늘어뜨려 놓았다. 방정식만 알면 풀 수 있다. 문제 풀이의 핵심은 지문의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도식화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길고 긴 지문의 문장을 자르고 일반화하고 수치화시키는 일 말이다. 도식화 작업의 핵심은 집중이다. 냉정하게 문장을 해체해야 하는데, 감정이 개입되면 끊어야 할 데를 찾지 못하게 된다. 괜히 마음이 갈팡질팡한다. 문장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어서 자꾸 문제의 지문이 명확하지 않다며 탓을 하기도 한다. 수식어가 어떤 명사를 수식하느냐에 따라서 뜻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니까.
우리 일도 그렇다. 방정식처럼 딱 떨어지는 수학 문제라면 늦지 않게 답을 찾을 수 있지만, 길게 늘린 지문처럼 질문이 무엇인지 모를 때가 있다.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더라도 뜻밖의 여러 가지 변수들이 튀어나와 정신을 어지럽힌다. 그러면서 핵심에 이르지 못하고 주변을 돌아 돌아 방황하고, 결국 일이 더뎌지거나 아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그 변수 중에 하나가 느닷없이 찾아오는 불안한 마음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감정 교류에서 생기는 심적 균열이 그 불안함을 쥐고 흔든다. 숫자처럼 감정이 없다면 계획대로 굴러갈 테지만, 사람의 일은 그렇지 못하다.
숫자는 감정이 섞이지 않는다. 수식만 제대로 풀면 언제나 정확한 답을 알려준다. 이것만큼 노력에 대한 대가를 돌려주는 명쾌한 것은 없다. 결과로 이야기해야 하는 일이라면 숫자만큼 막강한 힘도 없다. 구구절절 과정을 설명하지만 결과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감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온전히 공감하지는 못한다. 결과가 숫자로 일의 성패가 결정되는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불확실한 인간관계보다는 숫자에 파묻혀 지내는 편이 속 편하다. 번번이 감정 싸움에 온몸이 아프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중 과도한 업무가 가장 우선이지만, 실제로 업무와 관련된 사람들로부터 받는 심적인 스트레스가 으뜸이지 않을까.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정작 해야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보면 서로의 탓을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자꾸만 일을 미루는 사람을 탓하고, 짜증 가득한 분위기 탓에 새로운 아이디어는커녕 당초 기획한 일조차 제대로 진행시키지 못하기도 한다. 사람들에게는 나를 피해자로 기억하는 성향이 다분히 있기 마련인데, 이런 성향은 쉽게 모든 것을 남 탓으로 돌린다. 우리는 여전히 미숙하고 꾸준히 실수한다. 시간이 없다는 조바심 때문에 이 사실을 잊을 때가 많다. 우리의 하루가 방정식처럼 공식을 대입하면 답이 딱 떨어지는 숫자의 세계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게 또 인간사 아니겠나. 주관식으로 채워야 하는 일상에 객관식 문제라도 맞닥뜨릴 때 답을 모르겠다면 마지막 보기가 답일 가능성이 많다. 나도 많이 찍어봐서 아는데, 확률이 높더라.

null
#라이프 #인간관계 #마인드 #감정 #인생 #문제 #답
<싱글즈>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등을 금합니다.
좋아요
목록보기


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URL복사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가 필요합니다.
나의 포인트 :

주소찾기

닫기
주소검색

동, 읍, 면, 기관, 학교 등의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