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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21.04.19

느슨한 커뮤니티

외로운 마음을 위로하는 일도 기술의 힘을 빌릴 수 있는 시대. 하지만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다시 ‘사람’일지도 모른다. 느슨한 연결을 이끄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미리(문토 대표)
관심사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람들과 연결되어 일상을 보다 다채롭게 만드는 커뮤니티, 문토. 느슨한 연결을 통해 각자의 외로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munt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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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토가 탄생한 계기는 무엇인가? 내 안의 다른 가능성에도 숨통을 틔워주고 싶었다. 내가 관심 있는 것들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과 이를 깊이 나눌 사람이 필요했고, 그렇게 문토가 탄생했다.
문토가 다른 커뮤니티와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면.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없다는 것. 올 상반기, ‘소셜 디스커버리 서비스’라는 문토 앱을 론칭했다. 언제 어디서나 관심사를 공유할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소규모 프라이빗 모임 서비스부터 전문가 리더, 취향이 통하는 멤버와 함께 관심사를 더 깊게 알아가는 정기 모임 서비스까지, 연결을 기반으로 한 총체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느슨한 커뮤니티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기존 커뮤니티가 해체되며 초개인 사회로의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19와 재택근무로 인한 단절은 친구는 물론 가족조차 제대로 만나기 어려운 사회로 만들었다. 무엇보다 변화하는 내 관심사를 기존의 인간관계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워졌다. 이러한 변화 가운데 나이, 직업, 학교 등의 기준에서 벗어나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나를 설명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편히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느슨한 커뮤니티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사람을 만나는 과정 자체가 개인화되는 시대의 흐름 속에 커뮤니티는 개인을 단단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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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모임 중 ‘외로움’과 맞닿아 있는 프로그램이 있나? 문토 앱 멤버들은 소규모로 모여 주말마다 사람들과 등산을 하고, 카페에 모여 일기를 쓰며,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 대화한다. 다양한 형태로 연결되어 외로움과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 론칭 초기인데도 많은 유저들이 모여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앞으로는 어떤 프로그램들이 주목받을까? 외로움은 일상에서의 다양한 결핍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앞으로는 수동적 소비자로서 외로움을 잠시 잊게 하는 서비스보다,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어떤 삶을 꾸려나가고 싶은지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는 프로그램들이 더욱 성장할 것이다.
외로움을 다루는 노하우가 있다면. 다양한 모임을 통해 힘을 얻는다. 그럼에도 고독의 순간은 진정한 의미의 나와 타인을 발견하게 해준다. 철학가 박이문은 “고독에 묻혀 있을 때 새로운 자아를, 참다운 남들을, 남들과 자신의 올바른 관계를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로움이 주는 진정한 선물인 셈이다.

전희재 (넷플연가 대표)
퇴근 후 넷플릭스를 보는 것은 현대인의 흔한 일과가 되었다. 하지만 혼자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함께 이야기하는 순간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린다. 넷플연가는 넷플릭스와 영화를 보고 대화하는 멤버십 커뮤니티로, 다양한 주제를 섬세한 큐레이션으로 다룬다. netflix-sal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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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연가의 다양한 모임에 대해 소개해달라. 사랑과 철학, 음악, 일과 커리어, 자아와 감정 등 8가지의 큰 주제를 다룬다. 모임은 80개가 넘는 다양한 주제로 세분화되어 있다. 해당 주제에 관심이 있는 8~12명이 정해진 영화를 보고 만나 대화하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디저트를 같이 만드는 등 주제를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워크숍을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넷플연가의 장점은 무엇인가? 사람마다 다르지만, 성인이 되면 나와 잘 맞는 새로운 동료나 친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퇴근 후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가 예상되는 순간도 찾아온다. 하지만 이곳에 오면 나와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과 친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무언가를 나눌 수 있다. 우리 역할은 멤버들에게 ‘또 다른 사생활’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모이나. 혼자가 편한 사람도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관계를 통해 즐거움과 영감을 얻길 원한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만남의 형태와 깊이도 다르다. 요즘은 그 차이를 인정하고 자신에게 맞는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 넷플연가에는 자신의 일상이 조금 더 좋은 사람과 좋은 생각, 좋은 사건들로 채워지면 좋겠다고 희망하는 사람들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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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관련한 주제의 모임이 있을까? 대인관계를 살피며 외로움을 이겨보려는 모임도 있고, 고통이나 불안, 시각, 청각 같은 감각의 철학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눈다.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습관을 개선하는 프로젝트성 모임도 기획됐다. 특히 ‘자아와 관계’의 모임은 외로움이라는 감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최근에 더해진 서비스가 있다면. 최근 론칭한 ‘놐(KnockKnock)’은 줌을 활용한 방구석 비대면 소개팅 서비스다. 넷플연가에서 사랑에 대한 고민을 나눈 뒤 비대면으로 15분씩 4명과 대화하고 원한다면 오프라인에서 더 연결될 수 있다.
앞으로 오프라인 커뮤니티는 어떻게 진화할까? 언택트가 주목받는 만큼 오프라인 만남도 귀해졌다. 그 시간을 잘 채워줄 수 있는 커뮤니티라면 큰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참여할 것 같다. 좋은 오프라인 경험을 줄 수 있는 신뢰도 있는 커뮤니티, 매 시즌마다 수준 높은 큐레이션으로 신뢰도 있는 커뮤니티가 되는 것이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다.

최재원(라이프쉐어 대표)
인생에 관한 답을 나 홀로 찾아나가야 한다고 생각할 때 외로움은 더 커진다. 라이프쉐어는 내가 어떤 모습이어도 어떤 고민을 해도 괜찮은, 안전한 인생 대화 커뮤니티로 인간이기에 느끼는 감정을 투명하게 받아들이고 꺼낼 수 있도록 돕는다. lifesha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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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쉐어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라이프쉐어 커뮤니티에는 자기 삶의 문제를 직면하고 풀어가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속이 깊고, 자신만의 색을 가진 멋진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삶을 좀 더 나답게 살고자 발버둥쳤던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주변의 이해를 잘 받지 못하는데, 우리는 별난 게 아니라, 그저 치열한 여행자일 뿐이다. 좀 더 내게 맞는 땅이 있을 거란 희망을 품고 산다. 그래서 커뮤니티 속에 이런 라이프 노마드들을 모아놓고 서로의 여정을 북돋우고 싶었다. 라이프쉐어의 브랜드 슬로건 역시 ‘우리의 방황이 여행이 되는 곳’이다.
라이프쉐어만이 가진 특징이 있다면. 삶을 이야기하고 우리의 본질을 찾아가는 활동이 꼭 진지하고 무겁지만은 않다. 라이프쉐어는 늘 즐겁고 유쾌하다. 물론 그 안에 외로움과 눈물도 있지만, 그건 자연스러운 모습이니 외면하지 않으려 한다. 삶에 꼭 필요한 내면을 직시하는데, 이것을 하나의 놀이 장르처럼 다룬다.
라이프쉐어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안전한 연대, 소속감이 생기면 외로움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외로움을 없애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감정 하나하나를 반긴다. 제대로 나를 들여다보는 고독의 시간도 꼭 필요하다. 내가 외로워도, 즐거워도 모두 괜찮은 커뮤니티가 정말 건강한 커뮤니티다. 물론 언택트로 단절이 일어나고 건강한 고독감이 찾아올 기회가 없어 혼란스러운 상황인데, 그렇다고 고독의 가치가 변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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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연관된 프로그램에는 무엇이 있나? 라이프쉐어의 모든 프로그램에서는 감정을 중요하게 다룬다. 감정이 눈치받지 않도록 신경 쓴다. 1박 2일 캠프, 정기적으로 모여 삶을 토론하는 다이빙 클럽, 몸으로 내면을 바라보는 움직임 세션을 할 때도 감정을 투명하게 바라보고 꺼내 든다. 그게 외로움이든, 사랑이든, 슬픔이든 관계없다. 그런 문화 속에 있다 보면 천천히 사회적 옷이 벗겨지고, 내 스스로 편안하게 있을 수 있다.
어떤 프로그램을 더할 예정인가? 외로움은 매우 중요한 감정이라 오히려 충분히 외로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휴대폰을 쓸 수 없는 단절 프로그램이나 혼자 글을 쓰고 사유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진 후 의미 있는 대화로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더 많이 기획할 것이다. 피하지 않고 제대로 내 감정을 바라봐줄 때 우리는 ‘More Me’가 될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느슨한 커뮤니티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1인 1철학 공동체’의 삶이 펼쳐질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개인의 소속감이 국가나 회사에 국한되어 있는데, 점점 직업 개념이나 국가관, 가족관, 종교관이 해체되고 있다. 내가 지향하는 가치를 가진 철학 공동체를 직접 찾아가 느슨한 연대를 하며 살아가는 시대가 올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각기 개성을 가진 멋진 커뮤니티들이 더 많이 생겨야 한다. 선택지가 넓어야 더 건강해질 테니까.
당신은 어떤 세상을 꿈꾸는가? 사람의 온기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꼭 유료화된 살롱이 아니어도 좋다. 경계와 비난보다 사랑을 안전하게 나눌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커뮤니티다. 그 속에서 나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눈앞에 있는 사람과 온기를 나누자. 나도 그런 세상에서 늙어가고 싶다.

김성용(남의집 대표)
남의집은 말 그대로 우리 집에서 모임을 열거나, 남의 집으로 놀러갈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모임의 주체인 호스트가 대화의 주제를 기획하는데, 크게 취향 모임과 홈 오피스로 구분된다. 이 안에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함께 일하고 있다. naamezi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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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집을 창업한 이유는 무엇인가? 아는 사람들과 교류할 때는 제약이 있다. 특정 집단에서 규정된 나의 자아가 있으니 그것에 맞춰 행동하게끔 사회화된 것이다. 사실 남의집은 우리 집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 주말에 나와 맞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외로움을 해소하고 싶다는 생각에 낯선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했고 그게 계속 이어졌다. 이 모임은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 오히려 더 편한 곳이다. 호스트가 다루고 싶은 주제를 기획해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게스트를 모집하는 식이다. 다만, 원한다고 전부 초대되는 것은 아니다. 게스트는 방문신청서를 작성해 호스트에게 심사받는다. 집에서 열리는 이벤트이기에 누구나 들일 순 없다.
남의집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모임은 일회성이다. 다른 커뮤니티는 멤버십으로 2~3개월간 진행되는데, 남의집은 단발성 이벤트다. 그래서 대화가 더욱 자유롭다. 이런 점을 반겨 참여하는 사람들도 많다. 보통 남의집은 여행 서비스에 비유되기도 한다. 여행은 낯선 곳의 생경함을 즐기고 싶은 욕구로부터 시작되는데,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남의집에서 가성비 높은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남의 집만큼 낯선 곳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파리에 가는 것만큼 다이내믹하지는 않겠지만, 딱 3~4시간으로도 알찬 여행을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코로나19 이후로 남의집은 오히려 성장했다. 소규모로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안전하게 만나고 싶은 개개인의 욕구와 의지가 더 커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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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집에는 주로 어떤 사람들이 찾아오나? 보통 혼자 온다. 연령층은 30~40대가 가장 많다. 이곳에서 나와 취향이 맞는 사람과 이야기하며 외로움을 나눈다. 친한 친구들과는 삶을 공유해온 시간이 길지만 취향은 다를 수 있다. 일방적인 근황 업데이트가 되기 일쑤고 교감이 잘 안 될 때도 있다. 각자 다른 환경에 놓여 있어 취향을 나누기엔 어려우니, 거기에서 오는 근본적인 외로움이 있다. 남의집은 그걸 채워준다.
외로움에 대해 대화하는 모임도 있나? 이미 여러 번 진행했는데, ‘헤어지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이다. 이별과 사별, 이혼 등 다양한 헤어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내 치부가 드러나도 괜찮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남의집은 ‘오프라인 대나무 숲’이라는 별명도 있다. 다음 주에는 ‘돌아오는 사람들’이라는 주제의 모임이 열린다. 이혼을 경험한 40~50대 ‘돌싱’만 참여할 수 있다.
앞으로는 어떤 서비스가 더해질까? 언택트 서비스는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오히려 대면 경험의 가치가 높아졌다. 그래서 얼마나 더 안전하게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연결될 수 있을지 집중적으로 연구해나갈 것이다. ‘홈 오피스’는 작년에 한번 진행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아서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코로나19 이후 대부분의 직장인이 근무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집에서 혼자 일하면 무척 외로운데,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하더라도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받는다는 반응이 많았다. 남의집은 앞으로도 대면 경험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기획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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