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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2018.03.27

에릭 남의 도약

에릭 남은 에릭다운 걸 찾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기적 같은 앨범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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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재킷 루이스 레더 by 하이드 앤 라이드, 프린팅 티셔츠 아이디어 by 하이츠 스토어, 데님 팬츠 디스이즈네버댓, 목걸이 넘버링.
에릭 남을 보면 누구라도 같은 생각을 한다. 착하다, 바르다, 겸손하다, 매너 좋다. 대중에게 이미지는 실체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끼친다. 지금까지 출연한 약17편의 예능에서 보여준 그의 독보적인 이미지는 데뷔 후 좀처럼 쉬지 않고 활동한 성실함이 빚어낸 결과다. 꼬박꼬박 방송에 얼굴을 비추면서도 22장의 앨범을 내고 계절의 변화는 페스티벌 무대에서 주로 느꼈지만 대중이 기억하는 에릭 남은 여전히 인터뷰를 하고 있다. 종목을 바꾼 연예인들이 꼬리표를 떼기 위해 쉬지 않고 치열하게 달리듯 이미 확장되고 굳혀진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변화를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했고 지난 2년 동안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꺼내기로 했다. 촬영 전날 에릭 남은 평창올림픽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서울과 평창을 오가는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며 새벽 3시까지 녹음실에서 작업을 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촬영에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스튜디오에 들어섰지만 새 앨범 이야기를 할 때면 말에 속도가 붙고 목소리는 두 음 정도 높아졌다. “미쳤어요”라며 신곡에 대한 강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미리 들어본 그의 노래에는 집집마다 보급되어야 하는 가정적인 남자도, 스펙 좋은 ‘엄친아’도 아닌 노래하는 에릭 남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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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새 앨범이 나온다.
전곡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내 손으로 했다. 함께 작업한 스태프도 전부 직접 섭외했다. 마틴 게릭스, 듀아 리파, 저스틴 비버, 라우브 등 요즘 가장 핫한 아티스트들과 작업한 멤버들이 함께한다. 2년간 쌓아놓은 곡만 무려 70~80개다. 음악에도 트렌드가 있으니까 이번 앨범으로 빛을 보지 못하는 곡은 전부 버려야 한다. 제일 좋아하는 곡과 주변에 들려줬을 때 반응이 괜찮았던 곡으로만 꾸렸다.
타이틀곡에 소개를 해준다면.
(한숨)어젯밤 새벽 1시에 일어난 일인데, 타이틀로 정하고 버전을 5개씩 만들어 작업 중인 곡이 있었다. 그런데 어제 녹음한 다른 곡이 더 잘됐다. 다 엎고 이걸로 가야 하나 혼자 고민하고 있다. 아직 회사에 말은 못 했다. 그려놓은 앨범의 분위기상 어제 녹음한 곡으로 가는 게 더 맞을 것 같아 고민이다. 확실한 건 지금까지 낸 앨범과는 완전히 다르다. 일단 사랑 노래가 아예 없다.
에릭 남의 곡에서 착한 남자를 만날 수 없다는 얘긴가?
달달한 건 그만하고 싶었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이별만 다룬다. 밝은 분위기의 사랑 이야기도 넣으려면 넣을 수 있겠지만 색다른 변화를 주고 싶었다. 컬래버레이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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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대대적인 변화를 기획한 이유가 무엇인가?
방송인으로서는 많은 것을 보여줬지만 음악으로는 아직 만족스러운 활동을 하지 못했다. “인터뷰 잘 땄네, 그런데 쟤 음악은 진짜 별로야”라는 댓글을 볼 때마다 너무 화가 나더라. 지금까지 낸 앨범 중 100% 만족스러웠던 건 없었다. 회사와 나의 접점을 찾아야 했고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 이번에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보기로 했다.
뮤직 페스티벌에서 당신의 무대를 볼 때마다 ‘저 흥을 어찌 숨기고 있을까’라는 생각 을 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 낸 앨범의 분위기와 매치가 잘 안 되긴 하지(웃음). 공연 보고 에릭 남의 새로운 모습을 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그게 진짜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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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으로 대중들이 에릭 남을 생각하는 이미지가 좀 바뀔 수도 있겠다.
정말 원하는 바다. 예전에 ‘음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뭐예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듣고 힐링하고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는 대답을 많이 했다. 이번에는 힐링보다 공감을 했으면 좋겠다. 사실 앞으로 대중들에게도 그런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 난 뭘 해도 너무 착하다. 이런 반응이 너무 감사하면서도 때로는 부담스럽다. 나도 사람인지라 실수할 때도 있고 화가 나면 욕도 하고 술도 마시는데 이미지에 갇히니 작은 실수를 하는 것조차 스스로 두려워지더라. 난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데뷔 이후 아직 정규 앨범을 내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정규 앨범과 싱글에 큰 경계를 두지 않는다. 새 앨범이 나오면 대부분 한 곡, 많아야 두 곡 정도만 듣지 않나. 아끼는 곡으로 앨범을 꽉꽉 채웠는데 그중 반 이상이 버려진다고 생각하면 너무 아까울 것 같다. 물론 주변에서 “가수니까 그래도 정규 앨범은 하나 있어야지”라는 말을 많이 하니까 정규를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그건 시간과 돈만 낭비하게 될 것 같다. 타이밍을 잘 맞춰서 꾸준히 내는 게 내게 더 맞다고 생각한다.
방송 활동은 성실했던 데 반해 음반 활동은 좀 뜸했다.
활동을 열심히 하는 건 뭐라도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디지 못하는 성격 탓이다.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노력하고 더 잘하고자 하는 욕심은 DNA의 영역이다. 내 가족을 보면 집안 내력인가 싶기도 하고. 데뷔 후 매일 하루에 3~4시간만 자면서 살다 보니 2016년에 한계에 부딪혀 무너지고 말았다. 나는 한 명인데 모든 일을 다 하려고 하니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더라. 억지로 쉬려고 했다. 2017년에는 내부적으로 정리해야 할 것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활동을 쉬었다.
가수 에릭 남의 목표는 무엇인가?
한국에서 진짜 멋진 공연을 한번 열고 싶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내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겠지. 그다음은 좀더 넓은 리그에서 활동하는 거다.나는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스페인어, 일어,중국어를 할 줄 안다.굉장히 복 받은 거지.그런데 내가 가진 이런 좋은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인맥을 넓히는 이유 또한 나를 홍보하기 위한 활동이다.
가족과 떨어져 한국에서 살고 있으니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 싱글족 에릭의 생존력은 무엇인가?
자신감이다. 한국에 와서 마음 편하고 행복했던 해가 없었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일을 할 때도 혼자 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스스로 강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내가 뭘 좋아하고 즐기고 싫어하는지가 견고해진다. 혼밥, 혼술, 슈퍼싱글, 이런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뀌는 변화가 너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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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혼술도 즐기는 편인가?
이래도 되나 싶으면서도 즐긴다. ‘하루에 세 끼 먹는 밥인데 무슨 상관이야’ 하면서 한우 사서 차려 먹고. 시간이 지나니 혼자 시간을 채우는 능력도 점점 느는 것 같다.
벌써 데뷔 6년차, 서른을 넘었다.
‘서른’ 하면 뭔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숫자에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가끔 방송에서 “애교 보여주세요, 안무는 이렇게 저렇게 해주시고요” 하면 “죄송한데, 제가 지금 나이가 서른이에요”라고 써먹은 적은 있지만(웃음). 나이를 떠나서 시간이 흐르고 다양한 경험이 쌓여가는 건 확실히 좋은 일이다. 낯선 곳에서 모든 걸 매번 혼자 해내야 하니 새로운 걸 할 때마다 ‘이게 맞나?’ 불안해하곤 했는데, 이제는 내가 맞다고 생각하면 밀고 나갈 수 있는 당당함이 늘었다. 나를 인정하기까지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래서 이번 앨범도 나올 수 있었던 것 같고.
앨범이 나오는 시기에 많은 아이돌이 컴백을 한다고 하더라.
괜찮다. 순위가 신경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이제 조금 부담을 덜려고 노력 중이다.지난해 8월 미국에서 투어를 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내 음악을 좋아해주고 나를 보러 와주는 팬들과 이렇게 즐겨도 참 괜찮겠다고. 그런 부분에서도 조금씩 여유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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