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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2020.07.05

지금 이 순간, 윤지성

어느 날, 한적한 우리 동네 뒷골목에서 윤지성과 마주치더라도 놀라지 말자. 지극히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을 꿈꾸는 이 시대의 감성맨이 섹시하게 현생을 즐기러 온 것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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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우스 석운윤, 이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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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 코케트스튜디오, 팬츠 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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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석운윤,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날, 윤지성을 만났다. 각 잡힌 어깨에 힘을 빼고, 무대 밖의 자신의 모습을 담고 싶다고 말을 건넸다. ‘나른 퇴폐 섹시’의 욕심 가득한 콘셉트를 주문하니 그는 만사 귀찮아하며 누워 있다가, 고양이처럼 웅크리기도 했다. 평소 자신의 모습을 재연하는 것 같다며 즐기면서 촬영한다. 허름한 파리의 여관을 연상케 하는 좁은 방에서 연극이 끝난 뒤 하염없이 나른함을 만끽하는 모습까지 다양한 표현력을 구사했다. 그 와중에 넙죽넙죽 잘도 질문을 받아먹으며 ‘일하는 사람은 남녀 불문하고 모두가 섹시하다’라는 말을 던진다. 그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어른의 언어를 구사하고,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한 표정을 담는다. 변하지 않는 소나무처럼 한결같은 ‘나’의 모습으로 무던해지고 싶다는 윤지성에게 ‘지금’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행복하다.

솔로 활동의 시작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크게 달라졌다는 생각보단 그때도, 지금도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다. 추가한다면, 노래 한 곡을 다 부를 수 있다는 것 정도가 달라진 것 같다.
완곡은 솔로 가수만의 특권 아닌가? 그룹 활동 때 ‘워너원’이라는 이름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다면, 솔로는 한 곡을 오롯이 이끌어 가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크게 자리하는 것 같다.
북적이던 그룹에서 단번에 솔로로 돌아오면 허전함이 좀 있지 않나? 허전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일상들이 휙휙 지나갔다. 지금 현장에서도 보셨겠지만 함께 움직이는 스태프팀이 정말 분위기가 좋고 시끌시끌하다(웃음). 내가 여기서 제일 조용할 거다. 사실, 이게 사람 사는 맛 아닌가.
화보 촬영과 인터뷰의 좋은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CJ채널의 [온스타일]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그 정도로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관심이 많아 매달 잡지를 보고, 시간이 없을 땐 모바일 어플로 접한다. 내 직업은 트렌드를 확인하고, 찾고, 접하며 개발해야 하는 숙제를 늘 지니고 있다. 다양한 이미지로 직접 분할 수 있고 내 안에 나도 몰랐던 다른 가능성을 끄집어낼 수 있는 화보 촬영과 인터뷰는 연예인에게 정말 꼭 필요한 아이템이 아닐까.
패션지를 보게 되면 가장 먼저 펼치는 섹션이 있나? 일단 내가 게재된 페이지를 제일 먼저… 아니, 뭐 당연한 것 아닌가(웃음)? 그게 아니면 순서대로 읽는다. 패션지의 편집 순서라는 게 괜히 있는 게 아닐 거다. 첫 장과 마지막 장, 각 페이지마다의 역할들이 분명히 있다. 그 순서대로 패션지에 실리는 그달의 광고와 화보 사진들을 훑어보면서 ‘주력 상품’에 대한 많은 정보를 입력시킨다. 남들은 그냥 넘기는 의상 캡션도 좀 꼼꼼히 보는 편이다. 어쩌면 그게 제일 중요하다(웃음). 재미있지 않나? 한 페이지를 만들기 위해 엄청나게 공이 들어가는 걸 알고, 이 한 권을 만들기 위해 미친 듯이 인터뷰하는 걸 알기에 허투루 지나쳐버릴 수가 없는 거다. 패션지는 페이지 기획부터 디자인, 구성, 글자 크기 등 모든 것을 신경 써서 나온 ‘작품’이다.
윤지성이 욕심나기 시작했다. 업종을 바꿀 생각은 없나? ‘윤지성, 패션 매거진 인턴 도전기’로 예능 찍어볼까(웃음). 앞으로 맨즈 뷰티, 맨즈 패션,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콘텐츠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고,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그루밍족이 40% 가까이 되는 이 시대에 고백하자면 내 화장대는 정말 크다. 선크림, 선블록 등은 지금 당장 지구가 두 쪽 나도 무조건 바르기 때문에 선 제품 놓아두는 섹션을 보유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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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 코케트스튜디오
선 제품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꽤 세심한 성격에 최근 미세먼지로 힘들었을 것 같다. 요 며칠 전까진 정말 미세먼지 때문에 목이 상할까 봐 바로 공기청정기와 목에 좋은 차(Tea)를 구입했다. 게다가 3차 세안까지. 클렌징 워터, 클렌징 폼, 마지막에 딥 클렌징으로 마무리를 한 후 건조해진 피부에 수분, 보습 제품을 듬뿍 바르고 잔다. 내 화장대를 차지하고 있는 섹션 중 하나다.
혼자서도 밥을 잘 먹는다는 피셜이 있다. 어제도 ‘브룩클린 버거’에 가서 혼자 먹었다. 가게 직원이 약간 놀라면서 혼자 오셨냐고 물어보시던데(웃음). 자영업 하시는 부모님은 바쁘셔서 어려서부터 뭐든 혼자서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16살 때 서울에 혼자 올라왔으니까 본격적으로 ‘혼밥’을 시작했다.
뮤지컬 [그날들]은 티케팅 5분 만에 매진되었다. 김광석의 음악과 그 시대의 정서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궁금하다. 극의 내용과 배우들의 연기도 중요하지만, 좋은 음악이 주는 힘은 국적 불문, 세대를 초월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억지로 이해하거나 그 세대를 굳이 느끼기보다는 지금 이 사회 속 ‘나’와 나의 감성을 조합하면서 음악을 반복해 들으면 분명 거기서 받는 힘이 있다. 은유적 표현과 직설적 화법의 가사가 적절히 섞여 있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공감할 수 있었다.
그중 가장 본인의 이야기 같은 노래는 무엇이었나? ‘너에게’와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란 노래가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는 의미 자체가 서정적이고 한 편의 시 같다. 낭만적인 시의 운율을 따라 하는 것처럼 나도 흐린 가을에 반드시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 디지털 콘텐츠가 만연한 요즘, 오히려 노래가 주는 낭만과 아날로그 감성이 좋다. 지금 레트로가 붐이지 않나. 사람의 감성이란 계속 돌고 도는 것 같다.
같이 공연하는 선배들에게도 많이 배울 것 같다. 정말! (오)종혁이 형과 (온)주완이 형의 공연을 직접 따라다니면서도 보고 무대 뒤에 앉아서도 보았는데, 그때 느낀 점은 무대에서 관객이 불안함을 느끼게 되는 배우는 되지 말아야 한다는 거였다. 컨디션 유지는 당연히 힘든 부분이기에 100% 관객을 편안하게 해드릴 순 없겠지만. 이걸 극복해야 ‘배우가 주는 힘’이란 것을 사용하게 되기에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는 중이다.
뮤지컬이나 연극은 무대 위에서 날것의 자신을 드러내며 관객과의 감정 호흡의 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층에서 3층까지 객석이 꽤 높고 넓기 때문에 TV나 드라마보다는 동작이 커야 한다. 3층에 계신 분들에게는 변화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앞에서 보기에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오버한다. 좀더 객석 쪽으로 몸을 열고 눈길만으로 보는 방법 등을 연습하고 연구했다.
예고를 거쳐 대학에서 연기 공부를 하며 시나리오를 쓰기도 하고 카메라를 잡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학부 시절의 작품은 무엇이었나? 고등학생 때 했던 장영실의 일대기를 그린 한국 창작 뮤지컬 [천상시계]. 내가 1학년 때 장영실 역을 맡았던 강하늘 선배님의 극이 레전드로 불려지는데, 그 역할을 맡기엔 너무 부담스러웠다. 강하늘 선배님 명성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정말 혼을 불어넣어 열심히 한 것 같은데(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그 공연을 녹화한 CD가 나에게는 보물 1호다. 힘들고 지칠 때 그 극의 기억을 떠올리며 나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만드니까.
훗날 자신이 영화감독이 된다면 어떤 시나리오의 어떤 작품을 기획, 연출하고 싶은지. 너무 창피한 수준이지만, 내 이름을 걸고 시나리오부터 연출, 영상 편집을 비롯한 전반적인 부분을 엮어 영화 한 편을 만들기도 했다. 만일 그런 기회가 또다시 주어진다면 지극히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하고 싶다. 얼마 전에 봤던 [리틀 포레스트]는 바쁜 이 현생에서 각박하게 살아가는 나에게 아름다운 힐링을 준 작품이다. 너무 일상적이고 평범해서 오히려 별거 아닌 것에 감사해지는 소소한 삶의 공식들. 오감이 모두 피곤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탈출해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그런 일상을 꿈꾸며 만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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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수트 알렉산더왕, 이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극’에 익숙해 보인다. 그래서 솔로 앨범의 타이틀 역시 [Aside: 방백]이었나? [그날들] 무영의 대사 중에 “부족하고 기우뚱해도 다 산다”는 말을 정학에게 하는 장면이 있다. 사람들은 완벽함을 추구하며 빡빡한 타임 테이블 안에서 몸부림친다. 나 역시도 완벽함에 가깝다면 물론 좋기야 하겠지만, 그냥 살아도 된다. 예를 들어 어느 대사에 오타 하나 정도는 내용에 문제가 없는데, 그거 하나에 혈안이 되어서 이 작품 전체에 크게 영향이 있는 것처럼 오버하는 건 아니란 거다. 부족하거나 기우뚱해도 이 지구는 여전히 돈다. 우리가 알파고도 아니고, 조금의 인간다움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부족해도 모자라도 다 괜찮다!”
자신이 아무리 잘해도 모든 이들에게 좋고, 옳게 비춰지는 경우가 드물다. 어떻게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겠나… [프로듀스101] 할 때는 하루아침에, 자고 일어났더니 모든 관심이 집중되면서 실시간 검색어에 내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 그때는 많이 힘들었고 대처하는 방법도 몰랐지만,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내려놓으니 마음이 편해지고 갑자기 세상이 밝아졌다.
스페셜 앨범이 곧 발매될 예정이다. 특별하게 이번 앨범에 많은 참여를 했다. 곡을 초이스하고 앨범 콘셉트와 디자인에 의견을 제시하며 떠먹여주시는 것을 잘 받아먹고 소화 잘 시킨 앨범이다. 이번 앨범을 통해 뿌듯함과 크레디트에 올라 있는 모든 스태프가 본인 이름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을 느끼면 좋겠다.
요즘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아… 드라이브하고 싶은데. 가끔 매니저에게 ‘내가 운전할까?’라고 하면 안 된다고 말린다. 장롱면허지만 운전면허는 있다. 드라이브를 하게 된다면 여수에 가고 싶다.
자주 영감을 받는 분야가 있는지? 책과 영화를 많이 본다. 영감을 가장 많이 받는 대상은 사람이다.
예능을 보면 적극적이기도, 혹은 스스로를 자제하는 것 같기도 하다. 본인의 ‘진짜’는 어떤가? 둘 다 ‘나, 윤지성’이다. 그룹 활동 때는 나의 행동이나 말로 인해 멤버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기에 행동 하나하나 조심스러웠다. 불편할 것 같으면 안 하면 되는 거다. 복잡한 게 싫으니까. 지금은 내 행동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질 수 있기 때문에 살짝 여유를 부리는 것 같다.
곧 [프로듀스×101]이 방영될 예정인데, 선배로서 지금 한창 서바이벌을 벌이고 있을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처져 있거나 소극적이면 편집 1호 대상이 된다. 서바이벌인 만큼 자기 분량은 자기가 따는 경쟁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주변의 말에 너무 휘둘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순위가 올라갈수록 견제픽이 많이 생길 거다. 댓글들로 인해 상처를 받게 되고 사실이 아니지만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고, 속앓이를 한다. 하지만 나중에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거다. 당장 그런 소리 듣는다고 기죽어 있지 말라고 하고 싶다. 그런 말들에 휘둘려서 나의 주체성을 잃어버리면 서바이벌에선 살아남을 수 없다. 나에 대한 손가락질에 자신을 잃지 말아라!
이렇게 당당한 윤지성의 슬로건은 무엇인가? ‘지나간 것에 후회하지 말자’. 이미 벌어진 일에 연연해하고 싶지 않다. 나는 지금 현재가 중요하다. 지금에 충실하고, 열심히 살자. ‘카르페 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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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 리프리젠트 by 톰그레이하운드, 팬츠 3.1 필립림 by 톰그레이하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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