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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2021.05.26

김옥빈의 재구성

본 적 없던 말간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선 배우 김옥빈. 그는 보여주고 싶은 새로운 얼굴이 아직 많이 남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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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펜디.
드라마 <다크홀> 촬영을 모두 끝낸 뒤 만난 김옥빈은 여전히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화보를 위해 당일 아침까지도 식단 관리를 했다며 “노력했는데, 괜찮나요?” 하고 작게 물었다. 조심스러운 물음이 무색하게 카메라 앞에서 누구보다 편안한 얼굴을 보여준 그다. 셔터 소리를 리듬 삼아 움직이는 눈빛에 어느새 긴장감은 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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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우스와 스커트 모두 유돈초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2년 만의 복귀작으로 <다크홀>을 택했다. 정체불명의 싱크홀에서 흘러나온 검은 연기, 연기를 마시고 광기에 지배당한 변종 인간들, 그 속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자들의 처절한 생존기를 그린 변종 인간 서바이벌 장르물이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땐 바이러스로 인한 재난을 다룬 드라마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야기가 SF, 판타지의 영역으로 이어져요. 그동안의 좀비물보다는 입체적이라 매력 있었죠. 촬영하면서도 복잡한 설정을 잘 풀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했어요.”

이 작품에선 이성적이고, 차분하지만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움직이는 형사 이화선으로 분했다. 검은 연기를 마시고도 광기에 사로잡히지 않은 유일한 생존자다. <다크홀>의 김봉주 감독이 ‘작품의 중심’이라고 평할 만큼 작품 속 세계관을 이끌어가는 인물이다. 화선과 닮은 점이 있냐는 물음이 떨어지기 무섭게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옥빈은 멋쩍게 웃었다.

“비슷한 면이 없어서 더 흥미로웠어요. 화선은 ‘강한 정신력, 정의로움, 결단력’같은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 캐릭터거든요. 물론 저에게도 있는 면일 수 있지만, 결이 완전히 달라요.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서 누군가를 위해 스스로를 위험으로 내던지는 선택을 해요. 일단 판단하고 나면 앞뒤 재지 않고 직진하죠. 저였다면 가장 합리적이고, 안전한 방법을 찾을 거예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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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브리스와 롱스커트 모두 레호. 네크리스 다미아니.
김옥빈은 지금도 주연배우로서의 책임감과는 별개로 아직도 현장에서는 배우는 자세로 임하는 김옥빈이다. 전작에서 체력의 한계를 경험했던 탓에 이번에는 체력부터 챙겼다. “촬영 시작에 앞서 매일 5km씩 달렸어요. 몸이 준비되어 있어야 어떤 상황이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겠더라고요.” 100% 사전 제작 드라마라 일정이 빠듯하진 않았지만, 충분히 준비한 덕에 무사히 촬영을 마무리했다.

최근 들려오는 선배 배우들의 소식도 큰 가르침이 된다. 이전에는 나이가 들고, 몸을 지금만큼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때가 오면 어쩌나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 그런 순간이 오면 연기를 계속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서움도 앞섰다.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구태의연한 문장을 보란 듯이 증명하는 선배 배우들이 있기에 그런 두려움도 떨쳐버릴 수 있다.

“윤여정 선생님은 물론이고 제가 너무 좋아하는 김혜숙 선생님을 볼 때 이제는 이유 있는 용기가 생겨요. 70대에도 자유로울 수 있구나, 나이드는 것이 무서운 일은 아니구나 하고요. 아마 모든 여배우에게 영감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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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보테가 베네타.
배우로서의 선택 기분이 울적할 땐 영화 <노팅힐>을 즐겨 보지만, 배우로서 더 끌렸던 건 <박쥐>의 태주나 <유나의 거리>의 유나 같은 뾰족한 캐릭터였다. 생애 두 번째로 칸 영화제에 초대받았던 <악녀>도 당시로서는 도전적인 서사를 가진 작품이었다. 소화 불가능한 역할이라 생각하면서도 무모하게 도전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이렇게 굵직한 사건이 있고, 이른바 보는 맛이 있는 작품을 선택하다 보니 필모그래피 대부분이 장르물로 채워졌다.

하지만 장르물은 몸과 마음의 소모가 특히 심하다. 극한 환경에 놓인 인물의 긴장감을 내내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런 상황에 익숙해질 만도 한데, 아직도 매 신을 연기하고 나면 완전히 탈진해버린다. 그런 김옥빈을 보고 주변에선 늘 ‘다음번엔 쉬운 거 하라’고 조언하지만 현장에서 살아 움직이는 순간이 좋다. 고생스러운 환경이라도 그곳에서만 얻을 수 있는 에너지가 있어서다. 그는 연기가 어렵게 느껴질 때 동료들과 커피 한잔하며 털어버리는 것이 좋다며 ‘이러다간 죽을 때까지 일할 것 같다’고 농담처럼 덧붙였다.
더 자세한 인터뷰는 <싱글즈 6월호>에서 확인하세요!
#화보 #스타 #인터뷰 #김옥빈 #악녀 #다크홀 #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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