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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021.04.21

컴플레인 원정대

아찔한 킬힐, 시선을 잡아 끄는 망사 스타킹 없이도 스마트하게 임무 완수할 준비 끝. 이제 컴플레인 원정대가 출발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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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착한 것과 호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한 끗 차이에서 오는 그 미묘하지만 대단한 차이는 컴플레인의 성패를 좌우한다. 내가 상식적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상식적일 거라고 기대하지 말자. 기대가 큰 만큼 언제나 실망도 크다. 점점 언성을 높이고, 삿대질을 하는 등 소위 말하는 ‘진상짓’을 해야 바보가 되지 않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가만히 있으면 더 챙겨주지 않고, 오히려 소리 질러서 괴롭힌 사람에게 떡 하나 더 준다. 상식적으로 대하면 떡이라도 생겨야 하는데 막무가내로 질러대는 사람에 비해 늘 손해를 보게 된다. 꼭 소리를 질러야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할 말도 못하고 어버버 하다가는 손에 쥔 것도 지키지 못할 수 있다. 조리 있고, 이성적으로 컴플레인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점잖고 교양 있게 대응하고 싶다. 그 모습이야말로 어릴 적 꿈꿨던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이 아닐까. 화내지 않고도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는 방법을 살펴봤다.

HOW-TO 1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불만은 사실 우리 인생을 두고 봤을 때 아주 큰일은 아니다. 정말 찰나의 순간 지나가는 바람 같은 불만일 뿐이다. 가령 샷을 추가해 달라고 했는데 뺐거나 김밥에 오이를 빼 달라고 했는데 넣었거나 잔치국수에 김가루는 뿌리지 말아 달라는 요구가 무시당했을 때처럼 당한 사람은 짜증 나지만 어디 가서 말하기엔 너무 사소한 일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사소하다고 해서, 삶에 큰 지장이 없다고 해서 그 요구가 정당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컴플레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을 숨기는 것. 상대로 하여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당최 알 수 없도록 행동할 것. 차분히 말하면 안 들어줄 수 없는 사소한 잘못들이다. 상대도 차분하게 사과할 수 있도록 감정을 드러내지 말고 침착하게 말하자. 명백하게 상대방의 잘못이라도 오는 말이 곱지 않으면 상대방도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감정에 앞서 뾰족한 말이 나온다. 그러면 이제부터 전쟁 시작.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컴플레인이 싸움이 되고 모두의 주목을 받게 되니 타고난 관종이 아니라면 감정은 배제하고 차분하게 말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HOW-TO 2 컴플레인에도 깡이 필요하다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는 집요함이 필요하다. 그게 상대방을 피곤하게 할 때도 많지만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귀찮다는 이유로 슬쩍 넘어간다면 이런 일은 반드시 또 생긴다. 나 아닌 피해자가 생기는 것은 물론, 더 심한 피해자가 생기기도 한다. 직장 내에서 불합리한 일을 당했을 때도 그렇다. 선배가 참으면 후배들은 ‘선배도 참았는데 내가 뭐라고’라고 생각하게 된다. 자고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지만 아무리 윗물이 썩어도 나라도 나서서 필터링을 해준다면 점점 물은 맑아질 것이다. 특히 회사에서는 그렇다. 정당한 항의 후에 쏟아지는 ‘유난스러운’ 사람이라는 시선, 둥글지 못한 사람으로 보는 동료들의 따돌림까지 모두 버텨내야 한다. 버텨내는 깡만으로는 어렵다. 논리적으로 맞설 수 있는 스마트함과 순발력, 내 시간과 자원을 투자해서라도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겠다는 집념이 더해져야 깡이 빛을 발한다. 오늘도 더 나은 내일,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게 될 미래의 나를 위해 열심히 컴플레인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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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TO 3 또 확인
씩씩거리며 항의를 하러 갔는데 상대방의 잘못이 아니라 내 실수라면? 생각만 해도 얼굴이 뜨거워진다. 항의하다가 자신의 잘못이 드러나고, 민망해서 그냥 나가버리는 것만큼 진상 고객도 없다. 그 사람이 꼭 나빠서가 아니라 민망함이 미안함을 이기는 경우인 것이다. 예열도 없이 갑자기 버럭 화를 냈는데 명백한 나의 실수라면 얼마나 민망할까. 처음부터 화를 내는 것이 가장 큰 잘못이지만 더 큰 잘못은 확실히 전후 사정을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나는 실수하지 않아’라는 오만한 확신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지 되돌아보자. 소리를 지르는 순간, 되돌릴 수 없다. 설사 자신이 틀렸다고 해도 “혹시 이거 맞나요?” 조심스럽게 묻는다면 상대방도 웃으면서 응할 것이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만이 이 시대를 사는 어른이 마땅히 보여야 할 덕목이다. 진짜 어른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다. 나도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자.

HOW-TO 4 결정권자와 대화할 것
나의 상식이 너의 상식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삶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식당이나 카페를 예로 들어보자. 점원과 아무리 말을 해도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척하거나 혹은 이해하려는 의지조차 없어 보인다면 조용히 결정권자를 찾으면 된다. 결정권자를 찾기 전 먼저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은 상대방의 이름과 직책을 물어보는 것. 상황을 회피하려고 했던 상대방은 그제서야 살짝 정신을 차리게 된다. 이름을 묻는 것은 이 일이 잘못되면 상대방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무언의 압박이다. 점원의 생계를 놓고 협박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점원이 우왕좌왕하는 것은 사실 어찌 보면 본인에게 결정권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럴 때는 안타깝지만 “사장 나오라 그래”가 가장 먹히는 방법이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반말과 협박은 안 된다. 차분히 결정권자와 대화하고 싶다고 말할 것. 기회를 줬음에도 내 자비로움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감정은 숨기고, 확실히 항의해야 할 타이밍이다. 책임자가 나타나면 상황은 뻔하다. 분명 나에게 먼저 상황을 물을 것이다. 그럴 때는 직접 상황을 설명하지 말고 항의를 받은 상대방이 설명하도록 유도하자. 결정권자는 상대방의 상관이지, 나의 상관은 아니다. 나에게는 그에게 상황을 ‘보고’해야 할 의무가 없다. 괜히 이미 한 번 되풀이했던 말을 구구절절 하다 보면 속된 말로 ‘없어 보일’ 뿐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왜곡된 기억을 차분하게 정정해나가자.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설명하려면 나의 어휘력과 구술력이 그대로 드러나지만 상대방이 말하는 것에 첨언을 하는 수준이라면 충분히 똑똑해 보일 수 있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순간 스스로 약자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설명은 상대방의 몫이고 나는 그것을 정정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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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TO 5 진실이 가장 큰 힘이다
크고 작은 말다툼 후 가장 많이 드는 생각 중 하나는 ‘아, 녹음할 걸’이다. 녹취본으로 뭔가 법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 아니다. 항의는 카페나 식당, 우리가 서비스를 받는 곳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관공서나 은행에서도 정당한 항의는 이뤄질 수 있다. 매일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녹음하는 변태 같은 짓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큰돈이 걸린 일이나 회사와 싸움을 해야 하는 순간 등 아무리 봐도 내가 불리한 상황이라는 판단이 선다면 녹취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진짜 녹음을 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에게 녹음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공기의 흐름이 바뀌기도 한다. 내가 그 대화의 당사자라면 상대방의 대화를 구하지 않고 녹취하더라도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괜히 주눅 들것도 없다. 요즘처럼 같은 상황을 다르게 기억하는 사람이 많은 때는 어쩌면 나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기록이 시작되는 순간 진실은 가장 큰 힘을 가진다.

HOW-TO 6 이해하면 편하다
컴플레인을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컴플레인을 걸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너무나 빨리 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점점 화가 많아지고, 그 화를 주체하지 못한다. 참다 참다 터지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참을 생각조차 없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이해심이다. ‘바쁘겠지, 정신이 없었을 거야’라는 말로 상대를 이해해보자. 상대의 사소한 실수에는 가벼운 웃음으로 응수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자. 결국 컴플레인으로 시작한 분노는 상대방의 실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려야 끝날 수 있다. 빼 달라고 한 시럽이 들어가 있는 달달한 커피를 받으면 또 어떤가. 놓쳐버린 버스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그저 오늘 하루 내가 그리 썩 운이 좋지 않았음을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이해심을 갖는 것은 결국 상대방이 아닌 나를 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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