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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2021.06.10

이토록 다채로운 한예리

한예리는 말투도, 몸짓도, 생각도 늘 차분하다. 그러다 문득 장난스럽고 천진한 소녀의 얼굴을 드러낸다. 그녀와 보낸 반나절을 곱씹을수록 새로운 표정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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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오프화이트 by 육스 132만원, 이어링 허라디 by 아몬즈 10만원대, 네크리스 루이비통 99만원, 검지에 착용한 링 퓨어블랙 스튜디오 by 아몬즈 17만원대, 중지에 착용한 링 아프로즈 by 아몬즈 3만원대, 샌들 힐 지안비토 로시 가격미정.
눈뜨면 새로운 좋은 소식이 들린다. 따라잡기가 힘들 정도다. 오늘도 윤여정 선생님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셨다. 매번 너무 기쁘고, 반갑다.

동료로, 후배로 지켜보는 기분이 남다르겠다. 꿈꾸게 된다. ‘언젠가는 나도 선생님처럼’ 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한다. 또 오랫동안 성실하게 일을 해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다.

새로운 목표가 생기는 기분인가? 윤여정 선생님 나이까지 배우로서의 매력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선생님이 윤여정처럼 나이든 것처럼, 나도 한예리처럼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멋진 말이다. 축하할 뉴스가 너무 많은데,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 소감부터 들어보고 싶다. 예상했나? 전혀.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상을 받았을 때만 해도 <미나리>가 아카데미까지 갈 거라는 기대조차 하지 못했다(웃음). 다행히도 현장에 갈 수 있어서 감사하다.

공식 초청을 받았으니 수상을 기대하게 된다. 이런 얘길 하면 분명 “얘, 그만 좀 해” 하실 텐데(웃음), 윤여정 선생님께 진짜로 좋은 일이 있었으면 한다. 정이삭 감독님도 수상하게 된다면 앞으로의 커리어에 정말 큰 힘이 될 거다. 스티븐 연 같은 경우엔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것만으로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또 영화음악도 너무 좋으니까, 꼭 극장에서 들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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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롭트 톱 147만원, 스커트 130만원, 이어링 89만원 모두 루이비통.
특히 배우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영화라고 밝혔다. 기억나는 시간이 있다면. 촬영이 끝난 저녁이면 늘 함께 밥을 먹었다. 당연한 하루의 일과였다. 내일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낼 수 있는지 이야기도 나누고. 정말 자연스럽고 편안해서 식구 같았다.

오랜만에 다들 만날 텐데, 무슨 얘길 해주고 싶나? 안아주면서 축하한다고 얘기해줄 수 있어서 기쁘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를 기억하는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봤다. 아름다운 영화란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사실 촬영을 할 땐 영화가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짧은 시간 안에 해내야 했다.

특별히 몰입했던 장면을 꼽는다면. 주차장에서 제이콥과 다투는 신이다. 찍기 전부터 제이콥에게 그런 말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자꾸 눈물이 났다. 그녀가 얼마나 많은 고민 끝에 이런 말을 꺼냈을까 싶어서 슬펐다. 한예리는 눈물이 나지만, 모니카는 강한 사람이니까 울면 안 됐다.

인상적이었던 감상평이 있나? ‘할머니가 보고 싶다’고 쓴 후기를 봤다. 잊고 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일 수 있어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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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베스트와 풀 스커트 모두 플랜씨 가격미정, 이어링 16만5000원, 브레이슬릿 12만5000원 모두 셀뮤트, 스트랩 힐 로저비비에 267만원대.
관객들은 왜 <미나리>에 공감할까? 보편적인 가치를 이야기하니까. 삶을 지탱해나가는 의지와 사랑에 관한 영화이지 않나.

영화인으로서 <기생충> <미나리> 같은 영화가 주목받는 게 반가울 것 같다. 두 영화 모두 한국인에게 한정되는 메시지가 아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다만 그걸 멋지게 해낸 사람들이 한국인들이어서 참 좋다. 골든 글로브나 아카데미 같은 국제적인 영화제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인종과 계층을 다룬 영화에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를.

엔딩곡 ‘Rain Song’을 직접 불렀다. 감독님의 부탁으로 자연스레 참여했다. 에밀 모세리 음악감독은 “데이빗에게 들려주는 자장가처럼 불러달라”고 주문했다.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아니라 영화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싶었을 거다.

영화음악 라디오 DJ를 오래 했다. 그 시절의 기억을 살려 ‘Rain Song’을 소개한다면?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기를 기다리며 노래를 끝까지 들어주시길 바란다. 영화의 감동이 두 배가 될 거다.

이런 질문은 수없이 들었겠지만, <미나리>는 한예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많은 걸 선사해준 아름다운 영화다. 시간이 더 흘러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참, 좋은 사람들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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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과 쇼츠 모두 가격미정, 오간자 소재 톱 120만원대 모두 미우미우, 이어링 에버글로우 8만원대.
과거 인터뷰에서 ‘한국무용과 연기는 10년을 해봐야 한다’고 얘기한 적 있다. 상업영화로 데뷔한 지 올해로 딱 10년 차가 됐다. 벌써 그렇게 흘렀나? 그런데 그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상업영화를 막 시작했을 때 ‘10년쯤 지나면 뭔가 보이겠지’ 하는 생각을 막연히 했다. 무용도 학교를 졸업하고 10년은 해보기로 마음먹었었고. 무슨 일이든 그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다 보면 나아갈 길, 방향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물론 너무 척박하고 힘든 길이 펼쳐질 순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처음처럼 헤매지는 않게 된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어떤가? 사실 연기를 지금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서른까지만 하고, 무용으로 돌아오려고 했다. 연예기획사와 계약하지 않았던 이유기도 하다. 대부분의 회사가 한 가지만 해도 성공하기 힘든 판이라고 연기와 무용을 병행하는 걸 반대했다. 지금 회사에서 유일하게 허락을 해줘서 계약하고, <코리아>를 찍었다. 이렇게 풀릴 줄 알았으면 대표님을 좀 일찍 만났을 걸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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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백 분크 ‘토크 토트 스몰’ 28만5000원, 드레스 기준 가격미정, 이어링 빈티지 헐리우드 4만원대, 링 퓨어블랙 16만3000원, 스트랩 힐 지안비토 로시 100만원대.
그동안 쉬고 싶은 순간은 없었나? 물론 있었다. 다행인 건 그 마음이 오래가진 않았다. 윤여정 선생님처럼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하고 싶다. 지치더라도 잠깐 쉬고 제자리로 잘 돌아와야지. 왜냐하면 지금이 좋다. 나중에 어떨지 모르니까 좋을 때 마음껏 해두고 싶다.

쉴 땐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보고 싶었던 영화도 보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미뤄뒀던 운동도 한다. 여행도 가고.

제일 좋아하는 여행지는 어디인가? 2019년 11월에 떠났던 스페인이다. 마지막 여행지라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 날씨도 너무 좋고, 여유롭고 친절하더라. 스페인 사람들이 왜 아침부터 나와서 술 마시는지 알 것 같았다.

요즘 최대 고민거리가 있다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드레스 뭐 입을까? 농담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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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89만8000원, 이어링 24만8000원 모두 잉크.
고민이 있을 땐 어떻게 하나? 일을 하다 보면 힘에 부치는 순간이 분명히 온다. 그만두기엔 현실적인 문제들이 너무 많고. 지쳤다는 생각이 들 땐 스스로를 아껴 썼으면 좋겠다. 반 발자국만 뒤로 빠져도 숨통이 트인다. 고민을 숨겨두고 혼자 괴로워하지 말고, 주변에 솔직히 고백하길 바란다. 좋은 동료가 있으면 도움을 받아도 좋다. 하루에 한 끼는 따뜻한 밥 챙겨 먹고, 하늘도 좀 보고, 5분이라도 멍 때리는 시간도 가져보라. 나도 잘 못하지만 그렇게 살고 싶어서 드리는 말씀이다.

하루에 자신만을 위해 쓰는 시간이 있다면. 유튜브로 보는 먹방! 너무 많이 봐서 큰일이다. ‘내가 이걸 왜 보지, 근데 왜 이렇게 재미있지’ 하면서 본다. 빠른 시일 내에 로제 떡볶이도 먹어볼 거다(웃음).

자는 시간도 꼭 챙긴다고 들었다. 잘 자고 잘 먹는 게 내겐 제일 중요한 일이다. 두 가지만 잘 지켜도 사람이 꽤 괜찮은 상태가 되니까. 또 한국 사람들 밥에 예민하지 않나. 밥은 먹고 일해야지!

사람들은 삶의 변화를 꿈꾼다. 한예리 자신은 어떤 변화를 꿈꾸는가? 바뀌는 게 많을까? 살아보니까 한순간에 변하는 일은 없더라. 누군가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을 때가 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두 예전부터 아주 조금씩 바뀌고 있었을 거다. 갑작스레 바뀌면 탈이 난다. 나자신도, 주변 상황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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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더백 분크 ‘바게트 숄더 스몰’ 29만5000원, 스트랩 디테일 톱 앤아더스토리즈 7만원대, 스커트 겐조 95만원, 이어링 15만원대, 링 6만원대 모두 셀뮤트, 플랫폼 힐 쥬세페 자노티 128만원.
그럼 지금의 한예리는 작은 변화들이 모인 결과인가? 맞다. 원래 파도가 큰 팔자가 아니다. 하지만 최근의 일들로 앞으로의 인생이 조금씩 변한다면 그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최근 심장이 가장 크게 요동쳤을 땐 언제일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발표 순간이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차례로 발표될 때마다 진짜로 소리를 질렀다. 벌떡 일어나서 박수도 오만 번쯤 쳤다.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뭐든 하나만 줬으면. <미나리>팀의 누구든, 뭐든. 두 개도 좋고, 세 개도 좋고(웃음).
#화보 #스타 #인터뷰 #한예리 #아카데미 #미나리 #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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